글그림의 애니인사이드 4. 은퇴 루머, 게임 때문에 잠수… <헌터X헌터> 작가의 진실은?
글그림의 애니인사이드 4. 은퇴 루머, 게임 때문에 잠수… <헌터X헌터> 작가의 진실은?
  • 단대신문
  • 승인 2017.04.1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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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터X헌터> 일러스트

<유유백서>와 <헌터X헌터>. 이 두 만화를 본 적 없는 분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월간 만화 잡지 ‘소년 점프’에서 3대 만화 중 하나로 선정됐던 <유유백서>와 1998년부터 약 19년이 지난 지금까지 연재되고 있는 <헌터X헌터>는 전설적인 작품으로 꼽힙니다. 그리고 이 만화들을 탄생시킨 만화가 ‘토가시 요시히로’가 이번 글의 주인공입니다.


그가 19년 동안 연재 중인 <헌터X헌터>의 단행본은 고작 33권. 1997년부터 연재 중인 <원피스>가 84권까지 나온 것을 보면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토가시 선생의 무분별한 휴재 때문이죠. 이 때문에 토가시는 국내에서 의욕이 바닥을 찍는 만화가라는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토가시가 연재를 하지 않는 것은 일본의 유명한 게임 ‘드래곤 퀘스트’ 때문이며, 게임에 빠져 일을 하지 않는 불성실한 작가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 이야기가 정말 진실일까요?


토가시 요시히로는 1986년, 러브 코미디 만화를 연재하면서 만화가로 데뷔했습니다. 하지만 그 작품은 다른 만화의 표절이나 다름없었으며 스토리나 전개력을 봐도 좋은 만화라고 하기 어려운 작품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스토리 창작법을 익히기 위해 영화 각본가들의 입문서나 단편소설을 읽으면서 만화를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차근차근 내공을 쌓은 결국 그는 <유유백서>로 성공했지만 심장병 진단을 받게 됩니다. 당시 그는 <세일러문>의 작가와 결혼한 상태였으며 벌어둔 돈이 많았기에 <유유백서>를 자신이 생각한 스토리대로 마무리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그의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시티헌터>로 유명한 ‘호조 츠카사’, <슬램덩크>의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 등이 한 유별난 작가와의 불화로 소년 점프를 떠나게 됩니다. 인기 만화가가 전부 떠나버린 점프는 <유유백서>의 완결을 내버리면 안정적인 판매가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완결을 좀 더 끌어달라고 요구합니다. 결국 토가시는 만화를 제때 끝내지 못하고 아쉬운 결말을 내고 맙니다. 큰 스트레스를 받으며 <유유백서>의 결말을 낸 토가시 선생은 돈은 많지만 몸은 안 좋은 상황에 처합니다. 그러자 점프는 그에게 자유연재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합니다. 토가시는 자신이 원할 때 연재할 수 있으며 그리고 싶어 하는 만화에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밉니다. 그렇게 그는 초유의 점프 자유연재 만화가가 됩니다.


그의 다음 작품은 <레벨 E>. 이 만화는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순수한 토가시의 진심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SF, 오컬트, 호러 등 그가 좋아하는 컨셉들이 담겨있습니다. 이 작품을 끝내고 토가시는 <헌터X헌터>를 연재하기 시작합니다. 이 만화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져 <헌터X헌터>가 연재된다는 소식이 들리면 잡지 판매 부수가 수십 배나 뛸 정도로 인기를 얻었죠. 그렇게 큰 관심을 받지만 그는 단기적, 장기적, 상습적으로 휴재를 하기 시작합니다.


잦은 휴재는 이 만화를 즐겨보던 독자들에겐 너무 가혹했습니다. 이에 한 가지 루머가 탄생합니다. ‘토가시가 게임을 하기 위해 휴재하는 것이 아닐까?’ 마침 그가 휴재하는 날이 게임 ‘드래곤 퀘스트’의 출시일과 비슷했기에 사람들은 평소 게임을 무척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토가시가 그 게임을 하기 위해 휴재했다고 추측하게 됩니다.


인터넷에서 드래곤 퀘스트 이야기가 나오면 댓글로 토가시의 이야기가 나오고, 토가시의 이야기가 담긴 글엔 드래곤 퀘스트가 따라옵니다. 이 루머는 이상하게도 한국에서만 밀고 있는 루머입니다. 드래곤 퀘스트는 신작을 준비하지 않는 기간이 더 짧으며 국민 게임이기에 게임을 좋아한다는 일본인 대부분이 즐기는 유명한 게임입니다. 즉, 그가 드래곤 퀘스트를 하기 위해 연재를 중단하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 논란이 된 토가시의 콘티 연재본

또 다른 논란은 바로 콘티 연재입니다. 콘티란 만화를 그릴 때 제대로 그리기 위한 밑바탕으로, 콘티 위에 다시 선을 정리하고 세부 묘사를 하며 색을 넣어야 한 장면이 완성됩니다. 하지만 토가시는 만화의 밑바탕에 불과한 콘티를 월간지에 연재했고 이에 수많은 독자가 항의하며 논란이 됐습니다. 초기 콘티 연재본은 단행본으로 발매됐을 때 수정됐지만 이후 콘티 연재본은 그대로 출판돼  많은 사람의 불만을 사게 됩니다.


끝으로 만우절 농담으로 다뤄졌던 토가시의 <헌터X헌터> 은퇴설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이 믿을 정도로 그의 휴재는 잦습니다. 그의 은퇴설이 계속 만우절 농담으로만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박성환(기계공·3·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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