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에게 바란다
제19대 대통령에게 바란다
  • 신진(교양학부) 교수
  • 승인 2017.04.11 17:59
  • 호수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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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1072일 만에 인양돼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국민에게 엄청난 충격과 고통을 안겨주었고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을 파면하는 단초가 되기도 하였다. 수많은 아까운 목숨을 앗아간 이 사건은 불법과 잘못된 관행이 자행되는 우리 사회의 치부를 여실히 드러냈으며, 위기관리 능력도 자세도 부족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재임 중 점철된 무능과 불성실 그리고 시대착오적인 행동들은 결국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불행한 사태로 귀결되고 말았다.


차기 대통령의 자격을 논하기에 앞서 박근혜 정부가 초래한 실패사례를 살펴보자. 박 前 대통령은 임기 5년 동안 추진해나갈 경제비전으로 소위 창조경제라는 경제 패러다임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개념정립 단계부터 시작하여 정책수립과 집행과정에서 혼선을 거듭하였고, 아무런 성과도 이루어내지 못했다. 지금도 창조경제는 좋은 것이라는 주장 외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명쾌하게 녹색경제 등의 다른 경제 패러다임과 구분하여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거창하게 내세운 경제비전은 애초에 실체를 알기 어려운 모호한 것이었다. 또한 임기내내 반복된 인사난맥과 불통은 박근혜 정부의 상징이 되어버렸고, 최순실의 국정농단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 앞에 국민은 분노와 허탈감을 느껴야 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처한 현실은 불안하고 위태롭다. 박근혜 정부 4년간 기존의 성장동력은 소진되고 새로운 성장동력은 만들지 못하고 있다. 청년취업문제는 개선의 기미를 찾기 힘들고 고령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나 노인대책은 부실하여 노인빈곤율이 OECD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 청년취업과 보육여건 문제는 결혼기피와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6년에 시행된 미래한국재단의 국민의식조사에 의하면 자녀 세대의 경제수준이 지금 세대보다 향상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비중이 3/4에 이른다. 이는 국민의 다수가 경제발전의 비전을 상실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희망은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인데 우리 사회는 희망을 품을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로서 요구되는 리더십으로 필자는 시대정신의 구현, 총력인사, 공평무사, 소통과 포용, 위기 극복 능력의 다섯 가지를 들고 싶다. 즉, 나라가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비전을 제시하여 국력을 키워가는 능력, 인재를 최대한 모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총력인사, 국익을 우선하고 공평하게 일하는 자세, 측근에만 의지하여 독선에 빠지지 말고 국민들과 소통하고 다른 의견을 포용하는 자세, 그리고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 정리하면 대통령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두 가지 능력(비전제시, 위기극복)과 세 가지 자세(총력인사, 소통과 포용, 공평무사)이다.


 필자는 훌륭한 대통령이 나오기를 바라기보다는 훌륭한 나라를 만들어 나갈 대통령을 원한다. 대통령은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지만 그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국가의 발전은 대통령 단독의 힘을 통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대소의 역할을 맡은 구성원들이 각각의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 나감으로 이뤄진다. 대통령은 국가의 지도자로서 나라의 온힘을 모아 인재들이 최대한 그의 역량에 따라 배치되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나라의 발전과 위기의 극복은 결국 국민들이 지혜와 힘을 모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새 대통령과 함께 잃어버린 희망을 회복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신진(교양학부) 교수
신진(교양학부)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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