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외교가 걱정스럽다

.l승인2017.04.11l1425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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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과 대선정국으로 정신없는 사이에 서울 외교가(外交街)에 긴장이 흐르고 있다. 사드 배치 문제로 시작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은 한국계 마트 폐쇄와 한국 관광 통제를 포함하는 수준까지 확대되어 한중관계는 수교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를 문제 삼아 자국 대사를 소환했던 일본은 한국의 각 당 대선후보가 결정되자 85일 만에 귀임시켰지만 한일간 앙금은 해소되지 않았다. 미국도 주한미군의 주둔비용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지 100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주한대사 후임을 아직도 공석으로 놔두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외교력은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은 좀처럼 해외순방을 하지 않지만 지난 3월 동아시아 5개국을 순방하였다. 사우디 국왕은 일본과 중국을 방문하여 석유부국답게 통 큰 투자와 경제협력을 약속하였지만, 한국은 순방대상에서 아예 빠졌다. 2015년 한국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한 것을 고려할 때 한국도 포함되어야 순리이지만 빠진 것이다. 석유부국 사우디 국왕의 해외순방이 가지는 외교적, 경제적 의미가 대단히 크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우리 외교부가 오래 전부터 준비되었을 살만 국왕의 동아시아 순방에서 방한을 성사시키지 못했거나 요청조차 하지 않았다면 외교의 실패로 비판받아야 한다. 


지난달 방한한 미국의 틸러슨 국무장관은 일본을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지칭하였다. 외교에서 ‘동맹’과 ‘파트너’의 차이는 매우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크게 약화되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틸러슨 장관은 한국으로부터 만찬 초대를 받지 않았다고 말하는 등 의전상의 조율에 문제가 있었음을 드러냈다. 외교 결례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이러한 사건들이 연속해서 발생하는 것은 우리의 외교적 위상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의 외교적 위상이 컸다면 아무리 해프닝에 불과한 것이었을지라도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핵실험 임박 보도가 나오고 미국 유명 TV 앵커가 주한미군기지에서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미국 외교정책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반도를 ‘비동맹 국가’로 만들어 통일시키자는 주장이 게재되었다. 북핵문제 해결에 방점이 찍힌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더 이상 한미동맹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우려된다. 1950년 미국의 애치슨라인에서 한반도가 제외되고 미국의 의도를 오판한 북한이 남침하였음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한반도 문제가 미중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되었을 만큼 우리의 주변 정세는 국내정치 못지않게 요동치고 있다. 우리 운명이 주변 세력의 손바닥 위에서 좌지우지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5월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가장 시급한 과제는 위태로운 외교안보를 다시 굳건히 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을 되찾는 일이다. 2017년 한국 외교와 안보는 커다란 시험대에 올라있다.


.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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