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지하철 여행 22. 경의·중앙선(한남역, 이촌역, 서울역)
나홀로 지하철 여행 22. 경의·중앙선(한남역, 이촌역, 서울역)
  • 설태인 기자
  • 승인 2017.05.23 10:21
  • 호수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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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문화공간이 가득한 경의·중앙선으로!
▲ 구슬모아 당구장의 ‘ADER’ 전시

봄이 가고 여름이 오듯, 즐거웠던 축제는 끝나고 밀린 과제와 기말고사만이 남았다. 한여름이 오기 전에 어디든 떠나고 싶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미세먼지 소식에 야외활동이 부담스럽다면? 가난하지만 문화생활을 즐기고픈 홀로족을 위한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나 홀로 여행을 떠나보자.

첫 번째로 발걸음을 향한 곳은 한남역의 ‘구슬모아 당구장’. 지하철역 1번 출구로 나와 15분 남짓 걷다 보면 정겨운 골목 사이로 구슬모아 당구장의 간판이 보인다. 방치돼 있던 당구장의 이름을 그대로 살려 국내외 작가들을 지원하는 전시공간으로 거듭난 이곳에선 해외 크리에이티브 그룹 ‘ADER’의 전시가 한창이다.

커다란 시리얼 주머니가 걸린 분홍빛 복도, 한 쪽 벽면을 가득 메운 패션 잡지, 꽃다발로 가득 찬 쓰레기통… 개성 넘치게 꾸며놓은 8개의 방을 지날 때마다 알록달록한 색감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기자기한 공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 보면 인생샷을 건지는 건 시간문제! 소규모 전시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국적인 ADER의 작품들을 만끽했다면 이번에는 이촌역의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우리 고유의 문화를 느껴보자. 2층 상설전시실에서는 한글의 역사나 발전, 한글의 쓰임을 찾을 수 있는 옛 물건들을 둘러볼 수 있다. 이때 입구 중앙에 위치한 ‘한글의 탄생’ 영상은 반드시 관람할 것! 짧은 영상에 한글 창제와 운용의 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담아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3층 특별전시실에선 세종대왕 탄신 620주년을 맞이해 ‘훈민정음과 한글디자인’ 기념특별전을 오는 28일까지 진행하니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발길을 서두르자.

 

▲ 국립한글박물관의 한글 책


문화생활을 즐긴 뒤 커피 한 잔을 곁들이는 지성인처럼 보이고 싶다면 2층의 ‘아름누리 카페’는 어떨까. 커피를 포함한 다양한 음료를 3,000~5,000원 사이에 즐길 수 있는 데다 한산하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도 적합하다. 카페와 연결된 기념품 가게에선 한글을 활용한 가방과 티셔츠, 문구류 등을 판매하니 이색적인 선물을 찾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음료 한 잔으로 에너지를 충전했다면 마지막으로 향할 곳은 서울역의 ‘문화역서울 284’. 구 서울역을 원형 복원한 복합문화공간인 이곳에선 오는 7월 23일까지 ‘Project 284: 시간여행자의 세계’라는 영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사랑의 블랙홀>과 같은 고전 영화부터 <인터스텔라>까지 시간을 소재로 한 다양한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 문화역서울 284 홈페이지(www.seoul284.org)에서 상영시간표를 검색해보는 센스를 잊지 말 것.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의 양식을 가득 채운 덕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문화생활이라곤 노트북으로 영화 한 편 보는 게 전부인 당신, 지금 당장 경의·중앙선에 올라 다양한 문화공간을 만나보자. 다가오는 기말고사를 버텨내기 위해서라도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설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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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nos36@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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