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계층 이동
사회계층 이동
  • 김익재 기자
  • 승인 2017.05.23 18:47
  • 호수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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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시선 18 : 고착화된 신분사회, 계층이동은 존재할까
▲ 한겨례

● [View 1] 아르바이트생
내 나이 스물아홉, 한창 사회초년생으로 거침없는 패기와 당당함으로 무장해 또 다시 내일을 준비할 시기이다. 하지만 나는 지쳤다. 이제는 저소득층인 내가 부유하게 살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열심히 노력해서 먼저 취업한 친구들도 희망이 없긴 마찬가지이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도 옛말이 된지 오래다. 부동산 시장을 봐도 가진 자가 더 많이 소유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이미 심각하다. 출세의 지름길이라던 각종 고시들도 폐지 논란이 일고 결국 사법고시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 대안으로 제시된 로스쿨은 여전히 고비용과 입학전형과정의 불투명성, 선발기준의 불명확성으로 법조계 진입 장벽을 높여 사회계층간 이동을 막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또 상류층의 직업세습 통로로 이용돼 공정사회 실현에 반하는 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말처럼 우리들은 서로 태생부터 다르다. 따라 갈수 있을지 역시 미지수이다. 내일 역시 오늘과 같이 변함없을 것이기에 나는 포기한다. 계층화가 굳어진 우리 사회, 과연 변화는 가능한 걸까.

● [View 2] 국회의원
오늘 오후 일정으로 청년들과의 소통을 위해 서울의 한 대학교에 도착했다. 지금 내 앞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어떻게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지 즉각적인 답변을 요구한다. 요즘 친구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지만 시도는 해봤냐고 묻고 싶다. 정말 간절함을 가지고 죽기 살기로 노력 해본 적이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 사회의 기본 전제는 노력한 만큼 벌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 개인의 부족함을 사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어렵다고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개인의 성과를 달성해 충분한 성공을 이루는 사람들을 매번 매스컴에서 만날 수 있다. 나 역시도 어려웠던 시절 지방의 한 시골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올라왔다. 고통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또한 법적 제도를 바탕으로 능력위주의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이젠 학벌보다 직무능력 위주의 NCS를 기반으로 한 인재선발을 시도하고 있고 특성화고 확대나 고졸취업 지원 등 다양한 복지정책을 통해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과거의 신분제도는 이미 허물어진 상태이다. 여전히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

 ● [Report] 사회계층 이동
최근 부모의 경제력이 아이들을 갈라놓는 씁쓸한 상황을 보여주는 뉴스가 전해졌다. 집값과 임대료가 저렴한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집에 사는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되는 것이다. 부모의 배경이 아이들 사이에서 신분을 나누는 기준이 되는 세태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지난해 발표된 보건사회연구소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배경이 장래를 결정하는 경향이 더욱 심해지고, 고학력 아버지를 둔 자녀가 고학력자인 비율은 1940~1950년생 64%, 1960~1974년생 79.7%, 1975~1995년생 89.6%로 여전히 학력 세습을 비롯한 가족의 경제력이 자녀의 생활수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지난달 27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계층상승에 대한 국민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개개인이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계층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2013년 75.2%, 2015년 81.0%에서 2017년에는 83.4%로 상승했다. 점점 계층 간의 이동을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불평등을 최소화 하고 계층상승이 보장된 사회를 위해서는 교육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사교육 기회의 격차를 축소할 교육비 지원 정책과 공교육 정상화 정책을 펴는 정책을 통해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놓아줘야 한다. 노동시장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불합리한 차별을 바로잡고 양적·질적 측면을 모두 고려한 일자리 창출도 필요하며 공정한 소득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
불평등과 계층의 구속에서 벗어나 오롯이 능력으로 승부하는 열린사회를 꿈꿔본다.

김익재 기자
김익재 기자

 3213105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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