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의 애니인사이드 7. <보노보노>는 사실 성인만화? 보노보노 가족 이야기

단대신문l승인2017.05.30l수정2017.05.30 10:23l1428호 10면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보노보노 일러스트

1986년부터 지금까지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는 만화, <보노보노>. 3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TV에선 <보노보노>가 방영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연재된 탓인지 <보노보노>의 독자층은 10대에서 40대까지 매우 넓고 두껍습니다.

흔히 <보노보노>를 생각하면 새끼 해달 ‘보노보노’와 공격적인 너구리 ‘너부리’ 그리고 명대사 “때릴 거야?”로 유명한 다람쥐 포로리의 유쾌하고 따듯한 이야기를 떠올리실 겁니다. 물론 애니메이션에선 그렇습니다. 하지만 <보노보노>의 원작은 어린아이는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인생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들과 대답으로 구성돼있습니다. 보노보노의 명대사만을 모아둔 책이 만들어질 정도로 말이죠.

보노보노의 아버지 별명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사신 해달’입니다. 평소 어벙한 모습으로 느릿느릿 말을 하는 그에겐 전혀 연상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사실 이 별명은 보노보노 아버지의 친한 친구 범고래와 다른 흉포한 범고래의 싸움에 아버지가 말려들어 실수로 흉포한 범고래를 죽이면서 지어졌습니다.

심지어 이때 심각한 상처를 입었음에도 평온한 얼굴로 나왔다는 일화는 범고래 사이에 퍼졌고 그렇게 아버지에겐 사신 해달이라는 별명이 붙게 됩니다. 만화「보노보노」는 동물들의 이야기들로 얼핏 평화로워 보일지 몰라도 먹이사슬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다른 범고래들은 해달을 보면 잡아먹지만 보노보노 아버지 특유의 수영법을 포착한다면 겁에 질려 도망치는 모습을 보입니다.

보노보노의 어머니는 어떨까요? 먼저 말씀드리자면 보노보노의 어머니는 돌아가셨습니다. 사인은 바로 자살. 보노보노의 어머니에 대한 에피소드는 책 한 권을 전부 할애해 가면서 그려졌습니다.

보노보노의 어머니는 친한 고래와 함께 여행을 다니는 것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해변의 절벽이 피로 물들어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안타깝게도 쓰나미로 인해 어머니의 친구가 절벽에 부딪히면서 사망하고 만 것이죠. 절친한 친구의 주검을 본 어머니는 큰 충격에 빠집니다. 그리고 이때 근처에 살던 보노보노의 아버지가 어머니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녀는 점차 메말라갔고 아버지는 그녀를 가만둘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재밌는 춤을 추고 이야기를 하며 어떻게든 그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끝내 어머니에게 자신과 언제까지나 함께 있어달라며 고백을 하고 드디어 정식적으로 그와 그녀는 부부가 됩니다.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서 점차 그녀의 상태는 나아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보노보노의 출산일이 다가오자 그녀는 다시금 그때의 충격이 되살아나면서 극심한 우울증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 보노보노와 보노보노의 아버지

아버지의 친구 고래가 보면 슬퍼하지 않겠냐는 위로의 말에 어머니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나아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결국 그녀의 상태는 악화하고 보노보노의 아버지는 ‘슬픔은 병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아버지는 숲속의 지혜로운 동물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가 어머니를 만나러 갔을 땐 그녀는 사라지고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가 발견한 건 절벽, 바다까지 이어진 핏자국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선 갓 태어난 아기이자 이야기의 주인공인 보노보노가 바다 위에 떠 있었습니다. 보노보노의 아버지 또한 큰 충격과 함께 절규하지만 보노보노의 어머니와 친구 고래, 그리고 아들 보노보노를 위해 그들의 몫까지 짊어지며 살아보겠다고 다짐합니다.

훗날 보노보노 아버지의 친구는 아버지에게 찾아가 그때의 슬픔을 떨쳐냈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러지 못했다고 대답했고 친구는 당황하며 어찌 된 일이냐고 묻습니다. 이에 보노보노의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보노를 키우려면 그래선 안 됐으니까, 살 수밖에 없었지.”

“슬픔은 병이잖아. 그럼 고치기 위해 살기로 했어. 분명, 살아가는 게 낫게 해줄 거야.”

보노보노의 아버지는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슬픔이 치료될 것이라 믿으며 유일하게 남은 그와 그녀의 보물, 보노보노를 위해 고통을 견디며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이 만화의 주인공 보노보노는 여유로운 삶을 살면서 현대인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고민합니다. ‘즐거움은 어째서 끝나버리는 것일까’라는 보노보노의 질문에 숲에서 가장 지혜로운 동물인 고양이 형은 대답합니다.

“즐거운 일은 반드시 끝이 있고 괴로운 일도 반드시 끝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은 반드시 끝이 있는 것들뿐이야. 어째서라고 생각해? 아마도 그건 생물이라는 것이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생각해.”

얼핏 보면 단순하지만 결코 간단히 답을 끌어 낼 수 없는 문답이지만 <보노보노>라는 만화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문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짧다면 짧지만 20년 이상의 삶을 살아온 우리. 이번 기회에 <보노보노>를 통해 어린 시절 추억을 되짚어보며 놓쳤던 교훈과 글귀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박성환(기계공·3·휴학)


단대신문  dkdds@dankook.ac.kr
<저작권자 © 단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단대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단대신문 소개디보이스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126번지  |  Tel : 031-8005-2423~4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산29번지 Tel : 041-550-1655
발행인:장호성  |  주간:강내원  |  미디어총괄팀장:정진형  |  미디어총괄간사:박광현  |  미디어총괄편집장:양성래  |  편집장:김태희  |  청소년보호책임자:김태희
Copyright © 2017 단대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