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꼭 필요한가?

신진(교양대학) 교수l승인2017.05.30l수정2017.05.30 18:00l1428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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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필요성에 대하여 최근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2년 전인 2005년 갤럽의 조사에 의하면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는 19세 이상 성인의 비율이 62.8%에 달하였다. 그런데 금년 초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어떤 조사 결과는 응답자의 46.5%만 ‘그렇다’고 답했다. 남녀 간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젊은이들의 절반 이상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인식의 변화는 충격적이다.

오랜 세월 결혼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전통이 중시되던 사회에서는 결혼은 필수였고 결혼을 못하는 것을 수치로까지 여겼었다. 결혼은 성인이 거쳐야 할 가장 중요한 의례이자 결혼함으로써 진정한 어른이 된다고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오늘날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고, 하고 싶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결혼이 선택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된 이면에는 상황의 변화와 가치관의 변화가 있다. 오늘날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하는 것이라기보다 결혼할만한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할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조건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경제적인 능력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경제적인 능력이 없으면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른바 삼포세대의 포기항목은 오포와 칠포를 넘어 N포세대에 이른다.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시대를 오늘의 젊은이들은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결혼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가치관의 변화 역시 결혼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결혼하여 굳이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지고 힘들게 살고 싶지 않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남성들이 있는가 하면, 육아와 경력단절이라는 결혼으로 인한 희생과 피해를 굳이 선택하고 싶지 않다는 여성들도 있다.

미래에 대한 확신과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요즘 젊은이들의 힘든 상황을 생각하면 결혼을 기피하고 늦추는 것에 대해 섣불리 충고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오래된 명제 역시 그들에게는 전혀 와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젊은이들마저 모든 것을 경제적인 잣대로 평가하고 모든 결정이 경제적인 문제로 좌우되는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자신의 삶을 살아낼 만한 나름의 능력과 소양과 힘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능력과 자질을 외면하고 오직 경제적인 능력 앞에 스스로를 굴복시켜 지레 힘들 거라 포기하는 와중에 결혼도 포함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결혼을 한다고 그 자체로 행복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결혼할 만한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출발한다 해도 결혼생활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결혼은 인간을 보다 인간답게 살아가게 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결혼생활은 고단하기도 하지만 결혼하지 않았으면 알 수 없는 특별한 인간관계와 인생의 희노애락을 경험하게 한다. 편안하고 단촐한 삶도 나쁘지 않겠으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복잡하고 만만치 않고 특별한 삶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결혼을 통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한다.


신진(교양대학)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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