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 문화in 140. <연극> 짬뽕국물보다 더 깊고 진한 <짬뽕>!

연극 <짬뽕> 전경환 기자l승인2017.05.30l수정2017.11.18 02:49l1428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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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은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 픽션과 논픽션의 절묘한 조화로 만들어진 이 황당한 연극은,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짬뽕 맛처럼 슬픔의 눈물과 기쁨의 눈물을 동시에 자아낸다.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연극 <짬뽕>을 맛보러 가자.

이야기는 중국집 춘래원 식구들 앞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된다. 늦은 시간 값비싼 탕수육 주문이 들어오고 좀팽이 주인 '신작로'는 배달을 꺼리는 배달부 '백만식'을 기어이 밖으로 보내고 만다. 배달을 나간 만식의 어깨 뒤로 들리는 굵은 목소리, “우린 국가의 임무를 수행중인디 배가 무지허니 고프다. 국가의 명령이니 놓고 가!” 그는 검문 중인 군인들에게 붙잡히고 몸싸움 끝에 총까지 발사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놀라 도망쳐 춘래원으로 돌아온 만식. 춘래원 식구 앞에 켜진 TV에선 이 사건이 북한의 사주를 받은 빨갱이들의 소행이라며 전국에 계엄령이 선포됐음을 알린다. “무슨 군인이 짬뽕 안 줬다고 허우대 멀쩡한 사람더러 빨갱이를 만드노!” 군인들을 찾아가겠다는 분노한 만식을 춘래원 식구들이 말리는 가운데 밖의 상황은 점점 악화돼 간다.

신작로가 불안에 떠는 가운데 어느새 춘래원으로 들어서는 군인들. 숨어 있는 만식이 발각될까 신작로가 노심초사하는 와중에 “저 놈들이 거짓을 말하고 있잖아! 진실을 밝혀야지!”라는 만식의 목소리가 춘래원에 울려 퍼진다. ‘에라 모르겠다’, 신작로는 만식과 함께 군인을 포박하고 총을 빼앗는다.

흥분한 만식은 춘래원 밖의 총성을 듣고  자신을 잡으러 온 군인이라 착각하고 그들에게 맞서고자 총을 들고 가게를 뛰쳐나간다. 춘래원 식구들 또한 하나둘씩 위험이 도사리는 거리로 향하고 결국 가게 안에는 신작로만 덩그러니 남는다. 잠깐의 망설임 끝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 집을 나서는 그의 모습 뒤로 무대는 어두워진다.

이후 밝아진 무대에는 식구들의 영정사진 앞으로 신작로만이 앉아있다. 날씨 좋은 봄날에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오열하는 그. “또 그날이 왔구만이라 봄은 봄인데 맴이 휑허요.” 춘래원의 본래 뜻은 ‘봄이 오는 곳’으로, 춘래원 식구들과의 행복한 봄을 꿈꿨다는 그는 인생이 짬뽕과 같다는 말을 남기고 고개를 떨군다.

1980년 ‘서울의 봄’을 꿈꾸며 희망을 품었던 대한민국 소시민들의 이야기 <짬뽕>. 아쉽게도 그들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고 그해 5월은 슬픈 역사로 기록됐다. 37년이 지난 오늘날의 봄을 소중히 생각하며 대한민국의 슬픔이자 책임인 그날을 위로하고 싶은 사람에게 웰메이드 코믹 연극 <짬뽕>을 자신있게 추천한다. 신도림 프라임아트홀, 전석 4만원, 오는 7월 2일까지.

전경환 기자 32154039@dankook.ac.kr


전경환 기자  32154039@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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