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의 애니 인사이드 <8> 노래는 진짜 ‘힘’ 을 가지고 있을까? <마크로스 시리즈>
글그림의 애니 인사이드 <8> 노래는 진짜 ‘힘’ 을 가지고 있을까? <마크로스 시리즈>
  • 단대신문
  • 승인 2017.08.29 14:55
  • 호수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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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메이의 공연

노래는 수많은 사람을 감동시키며 세계적으로도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예술 장르입니다. 목소리만 있으면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까지 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음악이죠. 우리는 노래 한 곡에 기분이 좋아질 때도 슬퍼질 때도 있습니다.

노래에는 고유의 힘이 있는 걸까요? 판타지 게임을 하다 보면 노래를 통해 아군의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버프를 걸어주거나 적들을 약화하는 ‘디버프’, 심지어 음악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서브 컬처를 조금이라도 접해보셨다면 사랑과 평화를 의미하는 손동작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한 소녀를 보셨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바로 <마크로스 시리즈>, 노래가 가진 힘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SF 애니메이션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고유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 옛날 ‘프로토 컬처’라는 고도의 문명을 가진 지성체가 존재했지만 모종의 사고로 전부 사라지게 됐고 결국 우주엔 그들이 유희 삼아 만든 인간을 비롯한 다른 지성체들이 살아가게 됩니다.

이 세계에도 지구와 같은 곳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행성에 외계인의 것이라 추정되는 거대한 우주선이 떨어지게 됩니다. 지구인들은 이 우주선을 연구하며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외계의 지성체들을 맞이할 대비를 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프로토 컬처가 병기로 사용하는 종족 ‘젠트라디’가 지구로 찾아오게 됩니다.

지구인들은 이들과 대화를 나누려고 시도했지만 선제공격을 한 것으로 오해받아 순식간에 인류의 97%를 잃게 됩니다. 지구인들은 선조인 프로토 컬처처럼 역사에서 지워질 위기에 처합니다. 그러나 지구인들은 젠트라디 인의 특이한 행동을 발견합니다. 그들은 남자와 여자의 애정 행위와 춤, 음악 등에 큰 혼란을 느끼는 모습을 보인 겁니다.

지구인들은 젠트라디인들이 문화를 접할 때 큰 충격을 받는다는 것을 파악하고 유명한 가수 ‘민메이’에게 콘서트를 시키는 작전을 펼칩니다. 이에 수많은 젠트라디인들이 노래를 듣고 컬처 쇼크를 받았고 마침내 지구인들과 대화할 마음을 먹게 됩니다.

▲ 공연을 즐기는 젠트라디인들

이처럼 노래가 가져온 평화는 매우 재미있으며 흥미로운 단순한 문화였습니다. 하지만 그 인식은 곧 바뀌게 됩니다. ‘노래 에너지’라는 개념이 이 세계에서 발견되면서 말이죠. 과거 프로토 컬처를 멸망시켰던 이계의 존재 ‘프로토 데빌룬’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사람들의 정신 에너지인 ‘스피릿치아’를 흡수해 생명을 유지하는 존재들입니다. 이에 생명체들은 공포에 떨며 무력하게 죽어 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혼란한 세계가 지속되던 중 ‘넥키 바사라’라는 음악에 미친 사내가 등장합니다. 그의 목표는 음악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켜 시시한 전투를 끝내는 것. 그는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는 전장 한복판에서 적을 향해 무의미한 노래를 부르는 기행을 계속 해왔습니다. 그가 전쟁터 한복판에서 적에게 노래를 부르던 도중 처음으로 그의 노래에 반응하는 상대가 나타납니다. 그 상대는 바로 프로토 데빌룬으로 무시무시한 능력을 갖춘 존재들이었지만 바사라의 노래로 이들의 약점이 밝혀집니다.

죽음의 문턱에 처해도 끝까지 노래를 하는 바사라의 열정은 결국 전 은하에 그의 목소리를 닿게 했고 끝내 프로토 데빌룬이 더는 인간의 에너지를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존재로까지 변혁시킵니다.

이후 후속작 <마크로스 델타>에서도 바사라처럼 특수한 능력을 가진 인원들을 뽑아 여성 5인조 아이돌 그룹을 결성, 사람들을 치유하는 단체가 등장합니다. 이들의 주요 목적은 노래를 통해 인간을 흉포하게 만드는 병균을 억제하는 것이었지만 결국 전쟁이 벌어지면서 발큐레는 목숨을 걸고 전장에서 노래를 부르게 됩니다.

특수한 힘을 가진 노래 에너지는 사람들의 정신을 앗아가기도 했기에 전쟁을 벌이는 두 단체는 서로 노래로 경쟁을 하는 연출을 보여줍니다.

이에 감독은 시청자들에게 ‘노래는 병기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작중에선 노래가 전투의 중요한 축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죠. 작중 등장인물들은 이러한 질문에 반감을 표하며 심지어 화까지 내지만 논리적인 반박을 하지는 못합니다.

노래가 가진 마력, <마크로스 시리즈>는 ‘노래가 진짜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노래를 듣다 보면 누구나 떠오르는 생각을 재미있게 풀어낸 애니메이션입니다. 전투와 사랑, 그리고 이 모든 부분에서 울려 퍼지는 고품질의 노래. 음악을 사랑한다면 한 번쯤은 봐야 하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박성환(기계공·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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