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부대찌개 거리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
  • 남성현·서승원 기자
  • 승인 2017.08.29 20:17
  • 호수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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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짤한 햄과 매콤한 김치, 알찬 구성으로 자아낸 감칠맛의 하모니

‘음식에 대한 사랑처럼 진실한 사랑은 없다’고 하던가. 그동안 학식, 편의점 도시락, 패스트푸드로 연명하며 ‘진실한 사랑’을 잊어버린 자여. 이제 육체를 속박했던 벨트를 벗어 던지고 칼로리에 대한 걱정 따윈 잊어버리도록 하자. 진정한 맛을 찾아 전국을 유람하는 식도락 여행 기차가 출발한다. 이번 정류장은 춥고 가난했던 시절, 배고픈 소시민의 속을 따뜻하게 덥혀준 부대찌개, 그 고마운 음식이 탄생한 50년 전통의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다. 자, 그럼 식도락 여행. 지금 시작한다!

●성현  우와~ 거리가 상당히 큰데요? 저는 부대찌개 거리라고 해봤자 별거 없을 줄 알았는데 부대찌개 전문점이 꽤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승원  저도 처음 왔을 때 거리마다 부대찌개 전문점이 즐비해 있어서 꽤 놀랐다니까요? 같은 부대찌개를 팔아도 제각각 다른 서비스, 메뉴를 제공하니까 골라 들어가는 재미도 있다고요! 그리고 지하철역 바로 옆에 있어서 퇴근 시간대에 직장인들도 많이 온다고 하네요.
●성현  맞아요! 의정부중앙역 2번 출구 바로 옆에 있어서 찾아오는데 어렵지 않았어요. 여기까지 맛있는 냄새가 솔솔 피어 오네요. 부대찌개 거리에 왔으니 당연히 부대찌개를 먹어야겠죠? 어디가 좋을까요?

●승원  잠깐만. 혹시 부대볶음이라고 들어본 적 있어요? 여러 가지 햄과 채소를 볶아 만들었는데, 국물 없는 부대찌개라고 생각하면 돼요. 우선 부대볶음부터 먹어봐요.
●성현  부대볶음이라구요? 부대찌개는 많이 먹어봤지만 그건 처음 들어봐요. 국물 없는 부대찌개라면 그냥 졸이면 되는 거 아니에요? 왠지 짤 것 같은데……. 한번 믿어 봐도 되죠?
●승원  두말하면 잔소리, 백문이 불여일견! 일단 한번 먹어보고 판단해 볼까요? 식도락 여행인데 그 정도 도전정신은 있어야죠. 말이 나와서 그런데, 여기는 공깃밥이 무제한이라서 밥이 부족해 국물만 먹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아요.
●성현  오! 저는 짠맛이 싫어서 항상 공깃밥이 부족했는데 잘됐네요. 그럼 잘 먹겠습니다!
●승원  크~ 역시 부대찌개나 부대볶음의 맛은 햄이 결정하는 것 같아요. 햄의 맛이 정말 일품이야. 한 입 베어 물면 느낄 수 있는 짭조름한 맛! 왜 시중에서 파는 햄에서는 이런 맛을 느낄 수 없는지 모르겠어요.
●성현  그리고 볶음 요리는 보통 먹으면서 목마르기 일쑤인데, 국물이 자박자박해서 목 넘김이 참 부드러워요! 밥은 저기 보이는 큰 밥솥에서 마음대로 퍼오면 되니 참 편하네요.
●승원  벌써 세 그릇째…….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니에요? 나중에 라면 사리 넣으면 어떻게 먹으려고요.
●성현  아직 더 먹을 수 있으니 말리지 말아요. 그런데 부대볶음이 식으니까 뜨거웠을 때랑 또 느낌이 다르네요.
●승원  그러게요. 부대볶음은 식었을 때 감칠맛이 더 잘 우러나오는 것 같아요. 뜨거웠을 때는 매콤한 양념과 다양한 재료들이 섞인 조화로운 맛이었다면, 식었을 때는 부대볶음 재료들 본연의 맛을 더 잘 음미할 수 있었어요. 자, 다 먹었으면 이제 진짜 부대찌개를 먹으러 가볼까요?
●성현  아, 맞다! 여기 바로 옆집이 부대찌개를 처음 만든 집이라면서요? 맛은 또 어떨까요? 저기 벽에 옛날 신문에도 나왔네요!
●승원  무려 50년! 긴 역사를 가진 부대찌개라서 그런지 국물이 깊은 맛을 내면서도 짜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것 같아요.
●성현  국물의 진한 맛을 위해 오랜 시간 우려내야 하는 부대찌개의 특성상 면 사리부터 건져 먹는 것이 좋다고 들었어요.
●승원  그러면 우선 면부터 건져 먹죠. 우와~ 햄, 베이컨, 소시지, 돼지고기, 스팸……. 아낌없이 들어간 고기 덕분에 국물도 더 진하고 나름대로 골라 먹는 재미도 있네요.
●성현  크~ 진국이네. 그리고 여기 있는 감자만두 좀 먹어봐요. 쫄깃쫄깃한 감자 만두피와 짭짤한 고기만두 속이 부대찌개의 국물과 궁합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의정부 부대찌개만의 독특한 메뉴라고나 할까요?
●승원  으~ 잘 먹었다! 당분간 부대찌개 생각은 안 나겠어요! 가격도 1인당 1만 원 내외니까 제대로 된 한 끼 식사하기에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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