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기의 대한민국

국민단결로 김정은의 그릇된 행동 막아야 차동길(해병대군사) 학과장l승인2017.08.29l수정2017.09.03 10:17l1429호 14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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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한반도에 전쟁의 위기가 고조된 적이 있었을까?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거침없는 핵·미사일 개발이 속도를 더해가고, 급기야 태평양 건너 미국을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전쟁위기에서 미국의 선(先) 대화추진, 후(後) 군사옵션 검토방침과 김정은의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변화로 다소 완화된듯 하지만 한반도에 이글거리는 전쟁의 에너지가 언제 폭발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할 것이 분명한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전쟁이라는 최후의 카드로써 도박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쟁도박이라는 벼랑 끝 전술을 통해 김정은이 얻는 것이 무엇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겠다.

첫째, 김정은은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카운터 파트(counterpart)가 됨으로서 미국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북 대화조건을 바꾸는데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얻었다. 벌써부터 미국 내에서는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는 핵보유국 인정, 주한미군철수, 한미연합훈련중단, 평화협정체결 등이 그 증거들로써 북한이 미국을 억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을 가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둘째, 김정은의 리더십 강화와 체제결속의 효과를 얻고 있다.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면서 군중집회를 통해 인민의 정신무장을 강화하고, 체제결속을 다졌으며, 김정은이 미국을 굴복시켰다는 식의 선전선동은 그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김정은은 군사적 도발의 한계를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다시 말해 최소한 지금까지의 도발정도로는 미국의 군사적 목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이하여 기자회견에서 밝힌 트럼프 대통령과의 합의내용은 김정은으로 하여금 두려움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행동의 자유를 가질 수 있게 하였다.

넷째, 김정은은 남남갈등을 심화시켰고, 대남 강압전략의 자유함을 얻었다. 북한은 미국이 쉽게 군사적 대응을 할 수 없음을 확인했고, 전쟁에 대한 두려움으로 분열된 한국을 보았으며,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얻었다. 이제 북한은 대미협상자로서 한·미동맹의 약화를 조장하고, 남북문제의 주도권을 가짐으로써 군사적 도발을 포함한 대남강압전략을 비교적 용이하게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현 시점에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세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하나는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미국의 예방전쟁(preventive war) 또는 선제타격(preemptive attack)이고, 다른 하나는 김정은이 미국의 군사적 압박으로 공포심이 극대화 되어 생존의 위협을 느낄 경우 핵·미사일을 이용, 전면전쟁에 돌입하는 경우이다. 또 다른 하나는 미국이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에서 선(先) 대화, 후(後) 군사옵션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 김정은이 미국의 퇴각으로 오판하여 전략적 공격의 기회로 삼아 제한된 전쟁을 도발하는 경우로 모택동의 16자 전법에 나타난 적퇴아추(敵退我追) 즉, 적이 퇴각하면 추격하라는 전략적 공격의 개념이라 하겠다.

앞에 두 가지의 경우는 전면전쟁으로의 확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김정은으로서는 정권의 멸망을 감수해야 함에 따라 쉽게 실행에 옮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의 경우는 내친 김에 한반도에서 완전한 주도권을 갖기 위해 또는 미국과의 핵·미사일 협상 지렛대를 마련할 목적으로 제한된 전쟁 수준의 대남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기에 우려스러운 점이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의 예기치 않은 전쟁목표에, 예기치 않은 방법의 기습도발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상기해야 할 것은 2010년 연평도 포격전 이후 우리 젊은이들의 해병대 지원율이 20대 1까지 급격히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국가가 위기에 처해있을 때 전 국민의 단결된 행동만큼 적의 전쟁 의지를 말살시키는데 유용한 무기도 없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차동길(해병대군사) 학과장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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