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메마을의 길에 관한 고찰

단대신문l승인2017.09.19l수정2017.09.20 21:50l1431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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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학교 죽전 캠퍼스 학생이라면 꽃메마을에 가본 일이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꽃메마을로 내려가는 길에는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X자형 횡단보도이다. 별생각 없이 건너면 그냥 그런 게 있거니 하고 넘길만 한 것이지만, 한 번에 모든 진로의 청신호가 다 켜지는 횡단보도는 보행자 입장에서 꽤나 편리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방식의 횡단보도를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대각선 횡단보도, 일본, 캐나다 등지에서는 스크램블 교차로라고 부른다.(도쿄 시부야 역 사거리의 횡단보도가 유명할 것이다.)

건너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저 편리하기만 하니, 대각선 횡단보도가 보행자를 위한 편의성에만 무게를 두고 만들어진 것 같지만, 의외로 보행 안전성도 꽤나 확보하는 편이다. 보행 신호가 켜진 동안 모든 방향에서의 차량 통행이 정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꽃메마을에 설치된 3개의 대각선 횡단보도는 보행의 편의성과 안전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꽃메마을의 3개 횡단보도에 전방향 통행금지 시간이 존재하는 만큼, 차량의 흐름은 느려지게 되고, 이것이 주거 지역의 특징인 많은 교통량과 더해져 학교 앞의 만성적인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 아마 대부분의 재학생들도 버스를 탔는데 길이 막혀서 수업에 늦을 뻔한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단점 때문에 1940년대 말 북미에서 처음 등장했던 대각선 횡단보도는 차량 통행이 보행자 통행보다 우선순위에 있어야 한다는 교통공학자들의 의견에 따라 점차 자취를 감췄다.

물론 최근에는 보행자의 권익을 우선시하는 추세에 따라 보행 편의성과 안전성이 높은 대각선 횡단보도가 다시 많이 설치되고 있다. 이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일 것이고, 보행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횡단보도 하나라도 보행자의 편의와 교통 체증이라는 동전의 양면을 고려하여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일개 동(洞)의 행정조차도 쉬운 일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는 바이다.

 

김태호(커뮤니케이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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