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을 통해 본 학보사의 역할

장승완l승인2017.09.26l수정2017.09.26 12:53l1432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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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권력을 감시하는 감시견입니다. 짖어야죠. 권력을 향해 짖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 9년간 언론은 짖지 않았습니다. 아니, 외면해버린 것이죠” KBS 새 노조 성재호 위원장의 말이다.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언론이 침묵하자 나라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당연하게만 여기던, 언제나 제 기능을 해줄 줄 알았던 언론이 고장 나자 얼마나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다.

본지 12면 ‘2017 언론 총파업 현장’을 취재하며 수많은 언론인을 만났다. 그들을 만날 때마다 기자는 으레 이렇게 묻곤 했다. “직장을 나와 파업을 하고 계신데, 무엇이 가장 힘드십니까?” 그러면 놀랍게도 십중팔구 비슷한 답을 했다. “국민들의 무관심이 제일 힘듭니다”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보다, 불투명한 미래보다 국민들의 무관심이 더 힘들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 않고, 오직 공공의 복지를 위해서 행하는 방송’, 공영방송의 사전적 정의다. 여기서 말하는 공공의 복지는 무엇일까. ‘공공’이 ‘국가나 사회 구성원에 두루 관계되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니, 국가나 사회구성원의 복지를 생각하는 것이 공공의 복지다. 그리고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사회 구성원 또한 국민이니 결국 공영방송은 ‘국민의 복지를 위해 행하는 방송’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 공영방송이 권력에 잠식돼  국민을 외면했으니 국민의 무관심이 제일 힘들다는 말이 이해된다.

우리는 이를 통해 학보사의 역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공영방송과 학보사는 닮은 점이 많다. 영향을 미치는 범위만 학교로 축소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공영방송이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복지를 위하듯, 학보사도 학교의 주인인 학생의 복지를 위해 힘써야 한다.

물론 학보사는 대학의 3주체인 교수와 직원 그리고 학생 사이에서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정보 접근성과 권한 등에 있어서 상대적 약자인 학생을 위하고 학생의 복지에 관심을 두는 것은 합리적인 일이다. 이는 언론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언론의 중립성을 지키는 일이다.

하지만 학보사가 학생을 향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있다. 바로 학생의 학보사에 대한 관심이다. 공영방송은 국민이 방심한 사이에 권력에 의해 철저하게 무너졌다.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했고 밝혀야 할 것을 밝히지 못했으며 짖어야 할 때 침묵하고 말았다. 결국 나라에 거대한 독버섯이 자랐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을 향했다.

우리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독버섯은 언제 어디서든지 자랄 수 있고 독은 결국 학생들을 향해 퍼질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학보사는 항상 두 눈을 치켜뜨고 짖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학보사가 두 눈을 잘 뜨고 제 할 일을 하고 있는지, 누군가 학보사의 두 눈을 가리지 않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그래야만 학보사가 어제보다 더 나은 우리 대학을 만드는 데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승완  babtist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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