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우물 안에 있던 한 개구리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나고 자란 아이는
위에 있는 동그라미가 온 세상
보라색에서 하늘색
하늘색에서 붉은색
붉은색에서 짙은 남색,
시시각각 변하는 동그라미를
매일 눈망울에 담아낸다
아! 이 동그라미 가지고 싶어
우물 벽을 오르는 자
벽에 미끄러질 때도
손가락이 쓸려도
머리 위의 동그라미 보네
우물을 벗어나자
털썩
만신창이인 몸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뒷산에 내려온 햇님과
산 너머 떠오른 달님이
지긋이 품어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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