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과 화합의 저력, 세계로 도약하는 민족사학

■ 개교 70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 | 장호성 총장 대담: 김태희 편집장 사진: 양민석 기자l승인2017.11.07l수정2017.11.07 22:47l1433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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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대학이 개교 7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먼저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근대화 역사가 길지 않은 우리나라의 대학사에서 70년이라는 시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우리나라는 미군정 기간에 민족적 교육을 목표로 사립대학 설립운동이 열기를 띠었는데 우리 대학의 개교가 첫 결실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우리 대학이 걸어온 70년의 여정은 한국 사립대학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학은 한국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며 발전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긴 시간 동안 구국·자주·자립의 창학정신을 1947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견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 지난 70년 동안 민족사학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던 우리 대학의 저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에는 “민족사학”을 자부하는 대학이 적지 않습니다. 민족사학이라는 말을 쓸 수 있으려면 적어도 두 가지 가치를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대학 설립자의 정신과 물리적 기반이라는 뿌리입니다.

단국대학은 범정 선생과 혜당 여사 두 분의 설립자가 모두 일제 강점기 하에서 독립운동에 크게 기여하였고, 그 일환으로 그들의 소중한 재산을 대학 재단 설립에 기꺼이 기부하였습니다. 일제 치하에서 관료나 기능인을 길러낼 목적으로 세워진 관립 대학, 혹은 일제의 비호 아래 축적된 자본으로 세운 대학과는 뿌리가 다릅니다.

둘째는 설립 이후 창학정신을 전승하려는 과정의 일관성입니다. 구국·자주·자립이라는 창학 정신은 두 분 설립자께서 자신의 인생을 통해 실천적으로 쌓아온 가치입니다. 즉 조국이 다시는 외세의 지배 아래 빠지지 않고 스스로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들 인재, 자신의 삶을 개척할 능력이 있는 창조적 인간을 길러내자는 것입니다. 지난 70년 간, 우리 대학은 이 가치를 교육에 반영하려 노력했고, 사립대학으로서 정체성을 간직해왔습니다.

사실 많은 대학들이 이처럼 뿌리를 갖고 있었지만 권력에 의해 뒤바뀌거나 설립 당시의 정신적 지향점을 잃고 방황했습니다. 우리 대학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 앞의 두 가지 가치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단국인들의 마음속에 창학정신에 대한 자부심, 그 뿌리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우리 대학은 ‘Dynamic Dankook 2027'을 발전전략으로 설정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단국브랜드 가치 창출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개교 80주년을 맞는 10년 후의 우리 대학의 모습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대학은 10년 주기로 미래 비전과 그에 맞는 발전전략을 구성원들에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 교수, 직원 모두 한마음으로 하나의 방향을 향해 우리대학을 발전시키는데 동참하기 위함입니다. 저는 총장으로서 10년 후 개교 80주년이 되는 2027년에는 우리 대학이 모든 역량을 집결하여 “국내 최고의 민족사학”에 머물지 않고 “세계로 도약하는 민족사학”을 만들겠다고 비전을 통해 선포하였습니다.

‘도약’을 위해서는, 사람도 그러하듯이, 몸집이 가벼워져야 하고 운동을 통해서 활동성도 높여야 합니다. 올해 2017년 학사구조개편을 단행한 것도 우리 대학의 군살을 빼기 위한 일환이었습니다. 구조를 단순화하여 미래 사회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함입니다. 다음으로 미래 교육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형 교과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인공지능 캠퍼스를 구축하는 한편 캠퍼스 자체를 웰빙-그린캠퍼스로 조성하며, 지역 및 지역 주민과의 소통과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할 것입니다. 위 네 가지 요소들은 비전의 발전전략에 모두 담았습니다.

또한 저는 향후 10년 간 캠퍼스 특성화 분야를 완성하기 위해 선별적 집중 투자를 결심하였습니다. 비전의 명칭을 ‘Dynamic Dankook’이라고 명명한 것은 바로 ‘세계로 도약’을 위해 역동성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학생 및 교수의 수, 학교 부지 등 규모면에서 5위권에 위치한 우리 대학이 미래 디지털 유목민 사회에 기민하게 대처하기는 어렵습니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혁신적 사고와 구조적 개혁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대학의 미래 발전을 위해 구성원 모두가 합심한다면, 2027년 우리 대학의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달라져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대학들은 현재 위기를 맞았습니다. 우리 대학도 현재 학사구조개편 등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총장님께서 특별히 추진하는 대학의 발전계획은 무엇입니까?

학사구조개편의 본질은 학령인구의 감소나 대학의 학사운영상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교수나 학생 모두 좀 더 근본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대학학사구조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라는 거죠.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동력은 산업혁명 수준에 비교될 만큼 획기적인 기술적 변화입니다. 19세기에 석탄을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전기가 등장할 때 그 생산기술은 인간의 지식이 바탕이었습니다. 지식으로 기술을 개발하면 다시 이를 상품으로 산업화하면서 새로운 사회구조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지금 4차 산업혁명의 주류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시스템, 사물인터넷, 3D프린터 등은 단순한 상품이 아닙니다. 서로를 결합시키거나 개별적으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고, 새로운 사업영역을 창조한다는 것입니다. 소비의 대상인 상품이 다시 생산의 수단으로 뒤바뀌고, 스스로 새로운 상품과 생산 플랫폼을 창출하는 거죠. 생산과 소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의 경계를 허물고 뛰어넘는 융복합적 결합은 곧 전통적인 가치나 기준을 무력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의 삶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쉬운 예로 옥스퍼드대학의 2014년도 연구에 따르면 현존하는 702개의 직업 중 향후 10년 이내에 약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겪는 취업난은 좋은 일자리의 감소도 원인이지만,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학의 교육과정이 수용하지 못하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학과 중심의 학사구조, 전공의 벽에 가로막혀 교과과정의 유연성이 떨어질수록 학생들이 사회진출 과정에서 받는 불이익이 커질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학이 추진하는 “캠퍼스 특성화 전략”도 이와 같은 거대 변화를 수용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정보통신기술, 문화콘텐츠생산, 생명공학기술, 외국어와 지역학이라는 4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전공과정을 융합시키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에 맞춰 유연한 전공선택과 교과과정 이수의 기회를 폭넓게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그 방향으로 우리 대학이 변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사구조개편을 사회변화에 맞춰 추진하면서 교육과정도 개혁하고자 합니다.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한 학사운영의 1인 맞춤 서비스체제를 만들고, 학생들 개개인이 자기의 학업 성취 과정, 적성 개발과 진로설정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Young熊스토리)을 가동했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과 빅데이터(Big Data), 코딩교육 등을 전공에 상관없이 체계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 김태희 편집장이 장호성 총장과의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많은 대학이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계신 만큼 대학 교육에 대한 관심 역시 남다를 것 같습니다. 대학 교육의 방향과 비전에 대해서 총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대학들이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2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4차 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라 직업체계의 구조가 급변하고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1년에 40만명이 채 안되는 신생아 출산, 세계에서 가장 빠른 노령화로 나타나는 인구 및 사회 변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여전히 강의실 중심의 대량교육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10년, 20년 뒤에도 일하고 생활해야 합니다. 현재의 대학교육 방식을 개혁해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학문분야를 개편, 학생들의 능력을 개발해주는 데 교육목표를 두어야 합니다. 학생들에 대한 교육에 있어서 한국 대학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과정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입학 때 정해진 학과를 적성이나 사회적 일자리 수요 변화에 맞춰 바꾸기 힘듭니다.

변화해야 합니다. 학생 개인의 적성, 원하는 진로를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적합한 교육과정을 제시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을 계발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역시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우선 대학인 여러분이 사회의 거대 변화에 적응하려는 미래지향적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대학을 학과 중심의 벽 속에 가둘 수 없습니다. 두 번째는 대학과 정부가 더 많은 재정을 대학교육에 투입해야 합니다. 현재 대학교육에 투입되는 자금 중에 정부가 차지하는 비율은 29.3%로 OECD 34개국 중 최하위입니다. 또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대학 등록금은 평균 5.2% 감소했습니다. 대학 교육개혁에 들어갈 재정을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시급합니다.

이 같은 문제들을 풀어간다면 대학 교육은 학생중심, 1인 맞춤 교육서비스를 강화하는 쪽으로 대학구조 및 교육과정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 끝으로 개교 70주년을 맞아 우리 대학 구성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우리 대학이 설립된 1947년은 한반도에 남북분단 체제가 본격화되는 시기였습니다. 이후 정치적 격변과 치열한 압축성장의 시대를 겪었습니다. 한국 현대사의 70년에 담긴 긍정적, 부정적 양상이 모두 우리 대학에 담겨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우리 앞에 다가온 시대와 단국대학이 어떤 작용을 하느냐 입니다.

여러 번 강조했지만 우리 앞에 다가온 시대는 지난 300년 전에 진행되었던 전기에너지 중심의 산업혁명에 필적할 거대 변화입니다. 변화는 위기를 가져오지만 도전하는 젊은이, 창조적 능력을 갖춘 젊은이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줍니다.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미진한 점이 있더라도 대학의 특성화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산학협력 활성화, 연구업적 증진, 국제교류 확대에 힘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저는 학생주도형 맞춤식 교육서비스를 정착시키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단국대의 저력에 자신감을 갖고 서로 대학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는 단국인이 되길 부탁드립니다.


대담: 김태희 편집장 사진: 양민석 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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