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문자 발명 신화를 다시 돌아보다

.l승인2017.11.14l143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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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기반한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인류 사회는 지식 분야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전에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많은 것들이 디지털 시대에는 실현되거나 가능하게 되었다. 때문에 디지털 시대를 지식의 폭발 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식의 폭발 시대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빅데이터 분석법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회 관계망서비스(SNS)의 확산을 들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법은 다양한 형태의 대규모 데이터를 컴퓨터로 분석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빅데이터 분석법은 과거에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검색 서비스 ‘구글Google’은 독감과 관련된 검색어 빈도를 분석해 독감 환자 수와 유행 지역을 예측하는 ‘독감 동향 서비스’를 개발했는데, 이 서비스가 미 질병통제본부(CDC)보다 예측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사회 관계망서비스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구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인데, 이 사회 관계망서비스 역시 디지털 시대 이전에는 꿈꾸지 못했던 일을 실현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공정치 못한 언론기관의 횡포로 여론이 조작되는 일이 빈번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회 관계망서비스가 확산된 오늘날에는 언론기관의 여론 조작은 쉽지 않게 되었다. 사회 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다수의 개인들이 언론기관에 버금갈 정도의 다양한 양의 정보를 습득하고 서로 신속하게 교환하면서 사회 여론을 형성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구축한 디지털 세계를 거짓 정보가 주도할 경우에는 디지털 시대는 지식의 폭발 시대가 아니라 지식의 폭탄 시대가 될 우려도 적지 않다. 지식의 폭발 시대는 인류를 구원하겠지만 지식의 폭탄 시대는 인류를 파멸의 길로 내몰 수 있다. 최근 허위 계정 7만 개로 가짜 사용 후기를 작성하여 부당 이득을 취한 사건이나 가짜 뉴스에 현혹되어 죄가 없는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거나 신상털이는 하는 사건들은 거짓 정보가 디지털 세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사례이다. 이런 거짓 정보가 디지털 세계를 장악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율을 느끼게 된다.

 

이렇듯 인터넷이 구축한 디지털 세계가 항상 참이지 않고 거짓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시대보다도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고대 그리스의 문자 발명 신화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플라톤의 『파이드로스』에는 다음과 같은 문자 발명 신화가 나온다. 옛날 이집트에는 테우트라는 발명의 신이 있었다. 어느 날 문자를 발명한 테우트는 자신의 발명품에 만족하였다. 그는 이집트 파라오 타무스에게 가서 문자의 효과를 자랑하기를 “문자는 기억과 지혜의 파르마콘(마법의 약)”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타무스는 “문자는 독약이다”라고 하여 문자가 백성들에게 보급되는 것을 반대하였다. 타무스가 문자를 ‘독약’이라고 한 것은 문자가 전달해 주는 지식을 내면적 성찰 없이 상기만 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문자가 전달해 주는 지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사용한다면 문자는 지혜를 위한 마법의 약이 아니라 죽음을 불러오는 독약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 디지털 세계의 중요성은 점점 커져 갈 것이다.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을 디지털 세계가 현실화 시켜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디지털 세계는 불편부당하다. 이용하는 사람의 성격에 따라 참일 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디지털 세계에서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가 더욱 필요해졌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대학은 지혜의 눈을 가진 인재를 길러내는 데에 더욱 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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