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한국가구박물관 - 사라져가는 전통목가구의 아름다움을 되찾다
<박물관> 한국가구박물관 - 사라져가는 전통목가구의 아름다움을 되찾다
  • 양민석 기자
  • 승인 2017.11.21 12:05
  • 호수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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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 문화in 145

자연의 아름다운 무늬를 담은 한국 전통목가구 문화가 현재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국내에서 가구재로 활용할 수 있는 나무가 고갈돼 전통목가구 장인은 가구재를 비싼 가격에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통문화의 고충을 일찍이 알아챈 사람이 있다. 바로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40여 년간 조선 후기 목가구 2천500여 점을 수집한 한국가구박물관 정미숙 관장이 그 주인공. 하얀 입김이 뿌옇게 서린 초겨울, 가구에 대한 그의 열정을 품은 한국가구박물관으로 떠나보자.

 

박물관의 대문을 들어서면 시간여행을 떠나 조선시대 사대부 가문에 머무른 듯한 착각이 든다. 창경궁의 일부를 되살려 지은 궁채, 조선의 마지막 왕비 순정효황후가 가정집으로 사용한 사랑채·안채 등으로 이루어진 10채의 한옥에서는 선조의 일상과 지혜를 담은 전통목가구들을 감상할 수 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타박타박 소리가 들리는 화강토가 깔린 사대부 집 앞마당에서 찬찬히 거닐다가 낮은 담장 너머 펼쳐지는 서울 성곽길의 경치를 바라보는 것도 한국가구박물관의 빼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이다.
 

▲ 서안(사대부의 책상)을 볼 수 있는 전시관

유리창 없이 1m 정도 앞에서 살펴볼 수 있는 옛날 목가구는 사용법, 역사, 제작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도슨트(박물관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의 친절한 안내 덕분에 눈앞의 생생한 이야기로 되살아난다.
 

 

▲ 오동나무 책함

특히 오동나무가 15년의 세월이 흘러 가구재로 쓰일 나무로 자라나는 동안 사대부 집안의 딸이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해 혼인을 치른다는 오동나무 책함의 이야기가 인상에 남는다. 부모는 오직 딸의 혼인식의 날을 위해 기른 오동나무를 책함으로 만들어 시댁에게 혼수가구로 선물하고, 잘 커준 딸에게 감사함을 전한다는 훈훈한 옛이야기에 코끝이 찡해진다.

 

전통목가구의 그윽한 매력 때문인지,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귀빈들에게 한국가구박물관은 단골 여행지가 됐다. 지난 2010년 서울 G20 정상회담 개최 당시 각국의 영부인들이 이곳을 방문했고, 2011년 미국 CNN에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이라고 칭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더니 배우 브래드 피트, 시진핑 국가주석 등 해외 유명인사들이 너도나도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관람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한국어 및 영어 가이드 투어로만 진행된다. 예약은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 중 원하는 시간에 관람을 신청할 수 있다. 사진 촬영은 도슨트가 허용한 장소에서만 가능하니 참고할 것. 한국 전통목가구의 단아하고 소박한 멋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가이드 투어 1시간 소요, 관람료 2만 원.

 

양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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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epherdboy@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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