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성웅성 - 부안군 주민투표
웅성웅성 - 부안군 주민투표
  • 박현익
  • 승인 2004.02.26 00:20
  • 호수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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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한 홍보와 대책이 부른 부안사태


14일, 전남 부안군에서 실시된 방사능폐기물처리시설 설치에 관한 주민투표는 주민들의 압도적인 반대 의사를 재확인시켜 주었다. 투표에 앞서 부안군과 유치 찬성 주민 등이 함께 제기한 투표 실시 금지 소송도 기각된 터라, 이 투표의 결과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
물론 이 투표 결과 하나가 중대한 국책 사업 자체를 완전히 전복시킬 효력을 지니지는 못한다. 6-7월 경 실시되는 합법적인 주민 재투표가 아직 남아 있지만 이번에 확인된 절대적인 여론에 대해 유치 추진 진영에서는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게 됐다. 앞으로 시일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 반대 입장이 워낙 완강해 결과가 뒤바뀌기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의 사업이 해당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사례는 적지 않았다. 그때마다 일각에서는 주민들의 지나친 님비 현상을, 또 한 쪽에서는 정부의 설득력 없는 몰아붙이기형 정책의 무리함을 지적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안들은, 설득력 있는 절충안에 따라 큰 알력 없이 해결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 부안군민들의 입장을 단순한 님비의 하나로 호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유치가 예정된 위도를 비롯한 일대 주민들의 이와 같은 반발은, 애초 사업의 구상과 계획 단계에서 주민들에 대한 충분한 홍보와 대책 마련이 미흡했다는 것을 반증할 따름이다. 대부분 1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 곳 주민들은 등교 거부를 비롯한 극단적인 방법으로 몇 달 째 투쟁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수위는 좀처럼 가라앉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투표로 인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이번 사태는, 어떤 사업에 있어서든 그 규모와 향후 전망 등을 고려한 충분한 검토가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현익<인문학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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