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폴 오스터『달의 궁전』
문학 - 폴 오스터『달의 궁전』
  • 양민석 기자
  • 승인 2018.03.13 14:11
  • 호수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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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처럼 차오르는 삶을 희망찬 하늘에 새겨보다

 

<이 도서는 최수웅(문예창작) 교수의 추천 도서입니다.>

저  자 폴 오스터
책이름 달의 궁전
출판사 열린책들
출판일 2000. 03. 15
페이지 p.450


맑은 아침 하늘의 활짝 웃는 해를 바라볼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삶의 주인공들은 1분 1초 눈코 뜰 새 없이 꿈꾸는 인생의 결승선을 향해 열심히 달려간다. 하지만 막상 인생에서 주어진 결과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이미 끝난 삶의 과정을 손에서 놓지 못한 채 미련을 가지기도 한다. 잠들기 전, 자신에게 몇 번이고 물어봤던 익숙한 삶의 질문들의 크기가 커진다.
 

“뭣이 중헌디?”라는 말처럼 어깨를 무겁게 하는 복잡한 고민을 저 먼 우주 속으로 날려버리고 싶은 우리들의 속마음. 그 속마음을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 있을 이 책의 주인공 ‘마르코’를 소개한다. 마르코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가는 미국 청년이다. 출생의 비밀, 가난 혹은 부(富), 미국 전역을 떠도는 여행이라는 주제들이 그의 삶의 궤적을 굴곡지게 그린다.
 

마르코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 ‘에밀리’와 함께 단둘이서 집에 살았다. 그는 아버지의 흔적을 찾고 싶었으나 집안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열한 살의 마르코는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여의게 되자 생활고에 시달리는 클라리넷 연주자 외삼촌 ‘빅터’와 함께 살아간다. 그러나 빅터 또한 심장마비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해 스무 살 마르코는 혼자 남게 된다. 그는 1천여 권에 달하는 외삼촌의 책을 팔며 생활비를 마련하는데, 공교롭게도 책을 마지막으로 판매한 날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사건이 일어난 날이었다.
 

“인간이 달 위를 처음 걸었던 것은 그해 여름이었다. 그때 나는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젊은이였지만, 어쩐지 이제부터는 미래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p.5)
 

이후 경제력을 상실한 마르코는 허기에 굶주려 키 180cm에 몸무게 55kg이 나가는 극한의 가난한 일상을 보내게 된다. 비참한 일상에 지친 그는 동네 중국 음식점 ‘달의 궁전’이라는 네온사인에 홀려 신비한 달의 취기를 얻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날, 대학교 친구 ‘짐머’의 집에 얹혀살게 되면서 쇠약해진 몸과 정신을 회복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짐머의 친구로 알게 된 ‘키티’와 사랑에 빠지고 자신의 스승이자 노인 화가인 ‘에핑’의 자서전을 집필하는 일을 맡게 되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마침내 길고 긴 방황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는 에핑의 사후에 예기치 못한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에핑의 아들 ‘바버’와 함께한 보물찾기 여행 도중 에밀리의 묘 앞에서 바버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충격의 순간도 잠시, 바버가 우연히 추락사고를 당해 죽게 되고, 마르코는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며 여자친구 키티와도 결별을 맞게 된다.
 

또다시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마르코는 좌절하지 않고 되풀이되는 자신의 방황을 관대하게 받아들인다. 그는 1972년 전 재산으로 호주머니에 413달러의 돈을 가진 채 새로 정착한 라구나 해변 마을 언덕에 떠오르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자신의 새로운 삶을 당당하게 선언한다.
 

양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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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epherdboy@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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