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맥주란 무엇일까? 코디를 시작하기에 앞서
맛있는 맥주란 무엇일까? 코디를 시작하기에 앞서
  • 조현석 작가
  • 승인 2018.03.13 14:38
  • 호수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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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돼조의 맥주코디
<편집자 주>   
지난 5년간 맥주를 찾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연구해온 조현석. 맥주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던 그가 ‘맥돼조(맥주 돼지 조현석)’라는 필명으로 오랜 경험을 통해 쌓은 ‘맥주 노하우’를 우리 대학생에게 알려주고자 한다. 맥주의 종류에서부터 궁합, 맥주 추천까지……. 오직 당신만을 위한 맥주 코디가 시작된다.


재치 있는 해설과 수준 높은 축구 칼럼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대표팀에 오를 정도의 축구 선수들을, 단순히 좋은 선수와 나쁜 선수로 나눌 수 없다. 해당 대표팀 감독의 전술이나 특성에 맞느냐 안 맞느냐로 평가하는 것이 맞다.”
 

맥주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있는 맥주 중에서 단순히 맛만 가지고 평가할 수 없다. 사람마다 다른 개성에 따라 입맛에 맞거나 맞지 않는 맥주, 그리고 맥주를 음용하는 장소나 분위기, 함께 먹는 안주의 종류에 따라 어울리거나 어울리지 않는 맥주는 있지만 절대적으로 맛 있거나 맛 없는 맥주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사진= Freepik


그렇다면, 상황이나 안주에 어울리는 맥주는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세세하게 따지자면, 전세계의 맥주 종류는 20만가지가 넘는다. 20만이라는 숫자가 실감이 되지 않는다면, 마트나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고르는 순간이나, 수제 맥주 펍이나 세계 맥주 집에서 맥주를 고르는 순간을 떠올려 보길 바란다. 너무 많은 맥주 브랜드와 종류들 때문에 단순히 디자인이 마음에 들거나 이름이 멋있어 보이는 맥주를 선택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더러 있었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위와 같은 상황을 방지하고 안주와 분위기에 어울리는 맥주들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 우리 나라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맥주 스타일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스타일을 소개하기에 앞서 더욱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맥주 제조에 쓰이는 재료들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맥주는 기본적으로 맥아, 물, 홉, 효모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맥아는 싹튼 보리인데, 이 맥아 안에 있는 당분이 맥주 제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맥아 안에 있는 당분을 추출하기 용이하게 해주는 분쇄 작업을 거치게 된다. 물 같은 경우에는, 맥주가 음료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재료다. 과거에는 이 물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에 대한 내용은 ‘필스너 편(3회)’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홉은 맥주에 쓰고 단 맛을 선사해주는 식물이고, 효모는 맥아의 당분을 잡아먹는 발효 과정을 통해 맥주에 이산화탄소와 알코올을 선사해주는 존재다.
 

제조 과정에 재료들이 순서대로 첨가되면서 맥주라는 음료가 탄생하게 되는데, 어떤 재료가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서 맥주 스타일이 결정된다. 우선 짧은 시간 발효하는 효모를 사용하느냐, 긴 시간 발효하는 효모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는 ‘에일’과 ‘라거’ 스타일의 맥주로 나뉘어지게 된다. ‘에일’과 ‘라거’는 맥주를 가장 크게 나누게 되는 스타일이다. 마치 가요를 대중가요와 인디가요로 나누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공기 중에 떠다니는 야생의 효모를 첨가한, ‘람빅’ 이라는 독립적인 맥주 스타일도 존재한다.
 

▲ 맥주의 원료 '홉' 사진= Freepik

어떤 홉을 첨가하느냐, 홉을 얼마나 첨가하느냐에 따라서 탄생하는 스타일의 맥주는 ‘필스너’와 ‘IPA’ 이다. 체코에서 재배되는, 쓴 맛을 많이 포함한 사츠 홉을 첨가해서 ‘필스너’ 스타일의 맥주가 탄생하게 되었고, 홉을 많이 첨가하게 되면 ‘IPA’ 스타일의 맥주가 탄생하게 된다. 그리고 맥아의 색깔에 따라 맥주의 색이 결정된다. 까맣게 태운 검은 맥아를 첨가하면 ‘흑맥주’가 탄생하게 되고, 태우지 않은 맥아를 첨가하면 ‘밝은 맥주’가 탄생하게 된다. 반면 여기서 맥아의 함량을 줄이고 밀을 첨가하게 될 경우 ‘밀 맥주’가 탄생하게 된다.
 

오늘 지식 전달 측면의 글이 조금 지루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다음 호부터는 재미 있으면서도 실생활에서 사용하기 좋은 맥주 이야기가 가득할 것이다. 다음주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맥주 스타일인 라거(페일 라거, 헬) 스타일의 맥주에 대한 글로 찾아오겠다. 내가 좋아하는 맥주 전문가(Melissa Cole)의 표현을 인용해보겠다.
 

위에 보이는 식물이 홉이다.이런 대략적인 스타일 안에서도 세부적으로는 헬스, 스타우트, 둔켈바이스 등 무수히 많은 스타일이 존재한다. 이런 세세한 스타일에 대해서는 다음 회차부터 소개하도록 하겠다.

 

“맥주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조현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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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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