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순대 타운
신림동 순대 타운
  • 임수민·김민제 기자
  • 승인 2018.03.18 17:18
  • 호수 14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흰색? 빨간색? 난 둘 다!

떡볶이, 어묵과 함께 길거리 음식의 대표 주자이자 분식집의 단골 메뉴인 순대. 많고 많은 순대 요리 중에서도 갖은 채소와 양념, 다양한 재료를 한데 섞어 뜨거운 철판 위에 볶아내는 ‘순대 볶음’은 간단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순대 볶음 요리는 1977년을 전후로 신림동 시장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1992년, 동네 시장 상인들이 하나둘 모여 세운 순대 타운 건물에는 현재 30여 개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아직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요즘, 배는 고프지만 오늘따라 마땅한 저녁 메뉴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신림동 순대 타운으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
 

▲ 일러스트 고다윤 기자


수민 와, 건물 하나가 통째로 순대 볶음 전문점으로 가득 차 있네!

민제 그러게, 가게가 많은 만큼 서로 손님들을 자기 가게로 오라고 부르고 있어.

수민 우린 어디로 갈까? 아, 저기가 괜찮아 보인다!

민제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백순대 볶음을 한 번 먹어볼까? 양념을 넣지 않은 하얀 순대 볶음이라……. 어떤 맛일지 기대되는데.

수민 주문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음식이 나왔어. 우리가 알고 있는 순대 볶음과는 다르게 약간 특이해 보이는데? 한 입 먹어볼까.

 

▲ 백순대 볶음과 양념장


민제 양념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런지 확실히 맛이 순하다. 나처럼 매운 걸 잘 못 먹는 사람에게 좋겠는걸.

수민 게다가 들어간 재료들이 모두 맛이 강하지 않아서 들깻가루의 향이 더 잘 느껴지는 것 같아. 순대도 더 고소한 것 같고, 당면도 꼬들꼬들해서 맛있다.

민제 이번에는 백순대 볶음이랑 같이 나온 양념장에 찍어 먹어볼까? 쌈장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고추장 맛인 것 같기도 하고. 이게 무슨 양념이지?

수민 가게마다 다른 양념장을 사용한다고 들었어. 이건 이 집만의 특제소스인 거지!

민제 이야, 순대 볶음을 양념장에 찍어서 같이 나온 깻잎에 싸 먹으면 조합이 정말 좋은데! 일반 순대 볶음하고는 또 다른 맛이야.

수민 순대를 좋아한다면 새롭게 시도해도 괜찮을 메뉴야. 맛은 약간 심심한 것 같긴 한데, 또 그게 매력이기도 해!

민제 다음은 위층으로 올라가 보자. 여기도 가게가 엄청 많이 들어서 있네.

수민 저녁때가 되니까 사람이 더 많아진 것 같아.

민제 꼭 시장에 와 있는 것 같아서 오히려 정감이 가.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정신이 없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수민 그래도 맛만 있으면 됐지. 이번에는 순대 볶음의 정석, 양념 순대 볶음을 먹어보자.

민제 아까는 매실차를 주던데, 이 집은 식혜를 주네. 여기는 대체로 서비스가 좋은 것 같아.

▲ 순대 곱창 볶음


수민 아, 역시 순대 볶음은 빨간색이 진리지. 아까는 계속 먹다 보니 조금 느끼했는데.

민제 매콤한 맛이 일품인 순대가 철판 위에서 계속 볶아지면서 양념이 조금씩 눌어붙는 게 또 별미지. 탄 게 몸에 안 좋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맛있는걸.

수민 사이사이 들어간 떡도 빼놓을 수 없어. 쫄깃한 데다가 양념이 배서 더 맛있는 것 같아.

민제 순대도 부드럽지만 곱창이나 간처럼 다양한 재료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게 마음에 들어. 양도 생각보다 많은데?

수민 맞아, 이젠 배불러서 더 이상 못 먹겠어. 오래간만에 순대 볶음을 원 없이 먹은 것 같아.

민제 취향에 따라서 메뉴를 고를 수 있고, 가게마다 다른 특색이 있으니 더 재밌는 것 같아.

수민 그런데 들어올 때 보니까 가게마다 휴무일이 다른 것 같던데, 다시 오게 된다면 미리 전화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민제 맞아! 다 먹었으면 이제 일어날까? 역까지 걸어가면서 소화 좀 시켜야겠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