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전·튀김 골목
마포 전·튀김 골목
  • 박혜지·양민석 기자
  • 승인 2018.03.27 17:19
  • 호수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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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엔 바삭바삭 경쾌한 소리가 들리는 마포 전·튀김 골목으로

비가 오는 날이면 귓가에 전과 튀김이 기름에 튀겨지는 경쾌한 소리가 들린다. 따사로운 햇살 대신 흐린 먹구름이 찾아올 때, 하늘 아래 고소한 전, 튀김과 함께라면 만사 오케이! 마포구에는 입맛을 자극하는 소문난 전과 튀김의 고향, ‘마포 전·튀김 골목’이 자리하고 있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쟁쟁한 맛집 두 곳이 맞붙어 60여 개의 전과 40여 개의 튀김을 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30여 년의 세월 동안 한결같이 전·튀김 맛집의 명문을 이어가고 있는 마포 전 골목으로 떠나보자.
 

▲ 일러스트 고다윤 기자

혜지 어? 비가 내린다. 도서관에서 과제 하다가 모처럼 시내로 놀러 나왔는데 하늘이 울상이야. 꼼짝없이 그만 집에 돌아가게 생겼어.

민석 하아……. 어쩔 수 없지. 일단 근처 공덕역으로 들어가 비를 피해 보자. 잠깐, 어디서 전 부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혜지 아마 아직 점심 안 먹은 것 때문에 배고파서 빗소리랑 착각한 걸 거야. 아니? 진짜 주변에 전과 튀김 음식점이 있잖아.

 

▲ 마포 전·튀김 골목에 펼쳐진 다양한 전

민석 뷔페처럼 수십 개나 되는 다양한 전·튀김 가운데 사람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집게로 골라 바구니에 담고 있어. 나도 몽땅 쓸어 담아가야지!

혜지 동그랑땡, 대구전, 녹두빈대떡 등 명절때 볼 수 있는 흔한 전부터 시작해 장떡, 홍어 전, 햄·콘 전, 키조개 전 등등 이색 재료로 만든 전을 찾아볼 수 있어. 게다가 왕새우, 야채, 꽃게, 식빵 등 온갖 재료들에는 먹음직스럽게 튀김옷을 입혀놓았네. 어떤 것부터 먹을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버렸어.

민석 일단 전부터 먹어보자. 명절 연휴에 가족끼리 옹기종기 모여 부쳐 먹었던 전의 맛과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 익숙했던 집밥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맛이 있을 것 같아.

혜지 그래, 여기에 한 번 담아보자. 아주머니, 음식 들고 어디로 가야 하나요?

식당 직원 여기 번호표 들고 앉고 싶은 자리에 가서 음식 맛있게 드세요. 계산은 후불입니다.

혜지 감사합니다! 우와 저기 벽에 쓰여 있는 연예인 사인 좀 봐. 여기 유명한 곳인가 봐. 맞은편 음식점도 TV에 자주 나온 곳이라고 홍보물이 붙어있던데, 옆집도 한 번 정복해야겠어.

민석 당연히 이 골목에 들어온 이상 2차도 가야지. 아, 빨리 먹고 싶다. 먼저 한입에 먹기 좋게 가위로 자르자. 전의 느끼함을 시원하게 날려버릴 사이다도 시키고.

혜지 대구전 최고야! 비린내 없는 담백한 대구의 살이 부드러운 부침 옷 속에 들어있어. 파프리카처럼 단맛이 나는 고추전은 색다르게 상쾌해.

민석 찹쌀가루에 된장과 고추장을 섞은 장떡은 매콤하면서도 쫀득해. 부추 조개 전에서는 해물과 파가 어우러진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걸.

혜지 다음 명절 연휴 때 여기서 먹은 전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

민석 뚱딴지같은 소리 그만하고 옆집에 가자. 어, 여기는 빈대떡 전문점이라는데? 빈대떡과 튀김을 같이 먹어볼까.

혜지 녹두빈대떡 크기 좀 봐! 내 손바닥만 해. 푸짐한 녹두 위에 곁들여진 쑥갓은 은은한 향을 더하고 있어.

민석 김치의 알싸함에 둘러싸인 김치 빈대떡은 전의 느끼함을 적당히 조절하는 것 같아. 저기 저 새우튀김은 왕새우로 만들었나 봐. 동네 분식점에서 먹던 새우튀김이랑 비교가 안 되네.

▲ 식빵튀김, 왕새우튀김, 계란튀김

혜지 게다가 튀김옷이 바삭하기보다는 부드러워서 입에 넣으니 사르르 녹는 느낌이야. 식빵 튀김은 위에 참깨가 더해져서 그런지 고소해.

민석 평소에 전이라고 하면 명절 때만 먹던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여기 오니깐 다양하고 맛있는 전들이 많아서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웠어. 가끔 전이 생각날 때 여기 오면 정말 좋겠다. 이모, 다음에 또 올게요!

 

박혜지·양민석 기자
박혜지·양민석 기자

 dkdds@dank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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