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요원한 생리공결제도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요원한 생리공결제도
  • 김한길 기자
  • 승인 2018.04.03 13:31
  • 호수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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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건강권 보장과 제도 악용 문제 충돌… 대학 구성원 간 논의 필요해
▲ 일러스트 채은빈 기자

생리통으로 강의 출석이 어려운 학생을 배려해주는 ‘생리공결제’가 제도적 어려움과 악용 가능성 등의 이유로 우리 대학에의 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생리공결제란 생리통이 심해 부득이하게 결석을 하게 될 경우 일정 횟수에 한해 출석을 인정해 주는 제도로, 여학생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제도다. 생리공결제는 지난 2006년 교육부에서 공식적으로 생리공결제 도입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아직 생리공결제도를 도입하지 못했다. 절차상의 복잡성과 악용 가능성 때문이다. 죽전캠퍼스 학사팀 관계자는 “생리공결제도의 순기능은 인정하지만, 처리 과정에서 허위 신청이 있을 수 있고 생리통에 대한 공결 기준을 설정하기 애매해 도입을 유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강대학교는 생리공결제도를 지난 2007년에 도입했지만 연휴 기간에 맞춰 학생들이 대거 생리 공결을 신청하는 등의 악용사례가 발생해 다시 금지한 바 있다. 덕성여자대학교의 경우 재학생이 교내 건강증진센터나 병원을 직접 방문해 생리통이 있다는 것을 증명받고 진료확인서와 결석계를 학생지원과에 제출해 승인서를 받아, 다시 담당 교수에게 제출해야 하는 등 상당히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처럼 절차상의 어려움이나 악용 가능성을 이유로 생리공결제도가 시행되지 못하고 있지만, 생리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학생의 고충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죽전캠퍼스 진료소에는 매일 평균적으로 3명, 많을 때는 6명 정도의 학생이 생리통으로 진료소를 방문한다. 또 천안캠퍼스 진료소의 경우 평균 5명에서 10명 정도가 방문하며, 심한 학생은 잠시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죽전캠퍼스 진료소 이주영 간호사는 “생리통으로 진료소를 찾는 사람은 대개 통증이 심한 학생들”이라며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학생은 진료소를 직접 찾아온 학생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마다 생리통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도 생리공결제 도입의 필요성이 논의되는 이유다. 양성평등상담소 관계자는 “생리통은 개인에 따라 통증의 정도가 천차만별”이라며 “생리통이 심한 사람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고 생리공결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한길 기자
김한길 기자

 onlyoneway@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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