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관] 전통주 갤러리 : 소담히 피어나는 전통주 꽃, 한번 맛보시렵니까
[체험관] 전통주 갤러리 : 소담히 피어나는 전통주 꽃, 한번 맛보시렵니까
  • 안서진 기자
  • 승인 2018.04.06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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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문화in 149
전통주 지도와 각 지역 대표술
전통주 지도와 각 지역 대표술

이모 여기 소주 한 병 더요!”

흔히 술집에서 어깨너머로 정겹게 들을 수 있는 소리다. 익숙한 이 문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보통 술을 마실 때 소주나 맥주를 고른다. 어떤 술을 마실지 고민하기보다는 소주와 맥주를 어떤 비율로 섞을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쏟는 당신, 혹시 전통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한국인에게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전통주는 막걸리다. 그러나 비가 오는 날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파전과 막걸리공식이 아니고서야 막걸리를 찾는 사람은 드물 정도로 전통주는 우리에게 익숙한 존재가 아니다. 또한 옛것은 낡다는 편견 때문인지, 우리는 전통문화의 고유한 가치를 깨닫지 못한 채 전통주를 고리타분한 술이라고 취급하기도 한다. 이에 낯설기만 한 전통주에 한 걸음 다가갈 방법을 소개해 오해를 풀어보려고 한다.
 

프랑스에 와인이 있고, 러시아에 보드카가 있다면, 한국에는 전통주가 있다. 예로부터 한국 전통주는 약주로 불렸다. 우리의 선조들은 술이 건강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몸을 보하는 것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국 각지의 좋은 재료로 술을 만들었다.
 

건강한 술 문화를 누리고자 하는 조상의 지혜에 감탄한 전통주 장인의 후손들은 전통문화를 그대로 보전하거나 현대식으로 재해석하는 등의 갖은 노력을 기울여 지금의 전통주 업계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소주맥주를 비롯해 양주의 경쟁력에 밀려버린 전통주는 현대 주류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인기 있는 다른 술에 취해 전통주의 진가를 모르는 한국인을 위해 만들어진 체험공간, 전통주 갤러리가 있다.
 

강남역에서 내려 강남대로98길의 가파른 능선을 따라 7분 정도 걷다 보면 로마 시대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한국전통식품문화관 이음이 나온다. 전통주 갤러리의 문을 열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직원이 기자를 반긴다.
 

입구부터 차례대로 전시된 테마 꽃피는 봄, 향기로운 우리 술의 전통주가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안성마춤 생막걸리’, ‘사미인주’, ‘면천두견주’, ‘문경바람 백자’, ‘추사블루스위트는 입맛을 다시고 있을 손님에게 각양각색의 모양새를 뽐낸다. 매달 달라지는테마에 따라 선정되는 5종의 전통주는 인터넷 예약을 통해 무료로 시음을 할 수 있다. 미처 예약하지 못한 아쉬운 마음에 술병 앞에서 괜히 쭈뼛거리고 있는 기자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직원이 기자에게 다가와 시음을 권유한다. 사람이 붐비는 주말이 아니라 평일이기에 예약 없이 시음을 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직원의 얼굴에서 넉넉한 인심이 묻어난다. 직원이 건네준 술을 입안에 넣는 순간 풍미를 머금은 달달한 맛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계절, 최신 이슈 등을 반영해 매달 새로운 주제를 선정하고 그에 따라 시음할 수 있는 술이 변경된다고 하니 벌써 다음 달의 전통주가 기대 된다.

 

전시 중인 전통주
전시 중인 전통주

입구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한 형형색색의 전통주가 눈앞에 펼쳐졌다.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수많은 전통주를 보고 있자니 그 어마어마한 수에 압도당할 것만 같다. 이곳에서는 지역별 대표 술을 알려주는 지도를 살펴보고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수상작도 감상할 수 있어 식객의 눈, , 입은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그렇게 전통주의 매력에 정신이 홀린 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이곳의 알싸한 술 향기와 어우러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전통주의 저변을 넓혀 판로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운영하는 전통주 갤러리는 한국만의 고유한 술 문화에 대한 갈증 해소에 한몫하고 있다. 이번 주말, 소박한 술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 전통주 갤러리를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안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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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j960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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