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윌리엄 서머셋 모옴 『달과 6펜스』
문학 - 윌리엄 서머셋 모옴 『달과 6펜스』
  • 안서진 기자
  • 승인 2018.04.06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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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있는 서재 20 : 달을 향한 첫발을 내디딜 용기

<이 도서는 이대현(공연영화) 교수의 추천 도서입니다.>

저 자 윌리엄 서머셋 모옴

책이름 달과 6펜스

출판사 민음사

출판일 2000.06.20

페이지 P.328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꿈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하지만 이 익숙한 물음에 답해야 하는 순간 자신의 꿈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지구에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우주 정복자’, ‘대통령’, ‘과학자등 허무맹랑하지만 거침없이 말했던 철부지는 어느새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입을 떼는 것을 머뭇거리는 어른이 됐다. 우주를 정복하겠다던 아이는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을 쌓다가 평범한 회사원이 됐고, 세계를 놀라게 할 과학자가 되겠다던 아이는 매일같이 도서관과 학원을 들락날락하다가 공무원이 됐다. 자신이 사랑했던, 그 많던 꿈들은 어느새 우리 곁을 떠나고 안정을 최우선의 가치로 둔 직업만이 우리 삶을 가꾼다.
 

보통 사람들은 꿈을 향한 모험현실과의 타협가운데 후자를 택한다. 자신의 오랜 꿈을 등진 채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야기가 세상에서 반복적으로 흘러간다. ‘이 정도면 비교적 안정적인 삶이며, 지금 삶도 그럭저럭 괜찮다고 애써 자신을 위로하면서.
 

한편 꿈꾸는 모험가로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소수의 사람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그 얼마 되지 않는 도전적인 사람이다. 마흔 살 남짓한 이 남성은 영국의 잘 나가는 증권 중개업자였다. 하지만 그는 어떤 것의 간섭도 없이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꿈을 위해 지극히 정상적인 삶을 과감히 포기한다.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선 못 배기겠단 말이요.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 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나는 게 중요하지. 안 그러면 죽어요.”(p.69)

 

이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채 그는 파리로 떠나 잠시도 쉬지 않고 오로지 그림 작업에만 몰두한다. 직업, 가족, 재산 등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예술을 삶의 방식으로 결정한 그를 기다리는 것은 부와 명예도 아닌 밥 한 끼조차 제대로 먹기 힘든 가난이었다. 현실 대신 꿈을 선택한 결과는 참담했다. 정직하고 평범했던 증권사 직원 찰스는 자신의 모든 작품과 오두막을 불태워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나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한다.
 

어찌 보면 그의 삶은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정해진 행복한 삶에 비춰봤을 때 실패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그림과 함께하는 순간 진정한 행복을 느꼈고, 자신의 자아를 비로소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진실한 자아에 순수하게 다가가고자 했던 그의 삶을 우리가 성공과 실패라는 잣대로 감히 판단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은 이 책의 제목 달과 6펜스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펜스는 세상에 공존하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세계를 가리킨다. 달은 예술적 삶과 고뇌를, 6펜스는 세속적인 돈과 물질의 세계를 의미한다. , 달이라는 꿈을 좇을지 6펜스라는 현실을 잡을지 그사이를 끝없이 헤매며 고민을 멈추지 않는 인생을 표현한 두 사물의 저울질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삶에 질문을 던지게 한다.
 

우리에게는 과연 스트릭랜드처럼 안정적인 현실을 등진 채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이상을 좇아 나설 용기가 있는가. 또한 달과 6펜스는 당신 삶의 캔버스에서 어떤 그림을 남기는지 묻고 싶다.

 

안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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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j960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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