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유혹, 모방 : 모방을 넘어 변화로, 주변이 아닌 중심으로
위험한 유혹, 모방 : 모방을 넘어 변화로, 주변이 아닌 중심으로
  • 미래인문학 연구소 권영민 소장
  • 승인 2018.05.15 11:36
  • 호수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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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미래 인문학 6

우리는 불확실한 것에 대해 불안하고 불편해합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는 많은 이들을 불안감에 빠지게 합니다. 문제는 이런 모호하고 불편한 이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서둘러 결과를 얻기를 원하고 이미 성공한 과거의 방식을 따라가려는 경향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모방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의 생각을 반영하지 않고 무조건 베끼기 방식의 모방이 있고, 다른 하나는 따라 하되 자신의 창의력을 결합하는 지능형 모방’, ‘혁신적 모방이 있습니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이를 혁신적 모방전략으로 부르며 다른 사람의 성공을 기초로 해서 재창조하는 과정이라고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
▲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

불안감이 커지고 기술의 변화가 빠를수록 베끼기 방식의 모방을 조심해야 합니다. 쉬운 게 좋은 것의 동의어가 아니듯, 눈에 보이는 방식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는 변화의 줄기를 이해해야 합니다. 힘들어도 새로운 관점으로 변화의 방향을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미국의 작가 케빈 켈리는 모방보다는 방향을 읽는 중요성을 이렇게 말합니다.
 

일주일 뒤 세상은 지금과 확연히 다릅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 또 기술에 의해 산업이 발전하는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산업의 발전 방향을 알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기술이 뭘 원하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기술이 내는 본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입니다. 기술이 어느 방향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지 보는 것입니다.”
 

옛날 서시는 가슴앓이 병이 있어 마을을 오갈 때 자주 얼굴을 찡그렸다. 그 마을의 추녀가 이를 보고 아름답다고 여겨 집으로 돌아온 후 가슴을 부여잡고 마을 사람들 앞에서 얼굴을 찡그리고 다녔다. 마을의 부자들은 그것을 보고는 문을 걸어 잠근 후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았고,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는 처자식의 손을 이끌고 황급히 그 마을을 떠나버렸다. 그 추녀는 서시의 찡그린 얼굴이 아름다운 것만 알았지 그 까닭을 몰랐던 것이다.”

장자》〈천운

 

본문은 동시효빈()’의 고사성어인데, 동시(東施)가 서시(西施)의 찡그린 얼굴을 따라하다가 더욱 추녀가 되었다는 고사성어입니다. 동쪽에 사는 추녀는 서시의 찡그린 얼굴이 예뻐서 그 모습을 그대로 따라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서시(西施)는 고통에 못이겨 얼굴을 찡그린 것을 추녀는 찡그리는 모습을 아름다움으로 착각하고 그대로 흉내를 내다가 망신을 당한 것입니다. 이는 사금이 공자를 책망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사금이 볼 때 공자는, 시대가 변하고 문물도 변했음에도 이런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과거를 그대로 답습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모방이 한 때 주효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문화가 바뀌고 지금처럼 변화의 물결이 급격할 때일수록 자신이 시대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주체성을 알고 변화를 이끌 수 있어야 합니다. 변화를 거부하기 보다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주도해야 합니다. 변화를 대처하는 창의적 방법은 세상을 부분을 보려하지 않고, 기존의 전통이나 제도와 방식을 고집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미래의 막연함이 아닌 현실과 맞닿아 있음을 인지하고 세상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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