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임금 차별
남녀 임금 차별
  • 박혜지 기자
  • 승인 2018.05.15 22:11
  • 호수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요시선 31. 남녀평등시대, 하지만 여전한 남녀 임금 차별
출처 : YTN
출처 : YTN

 

[view 1] 취업을 앞둔 여성
드디어 합격했다. 수십 번의 탈락 끝에 합격한 회사라 들뜬 마음으로 입사 준비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요즘은 신입사원 연수회에서 알게 된 입사 동기들과도 친해지기 위해 부단히 연락하며 지낸다. 그런데 동기들과 대화를 하다 우연히 남자 동기들이 여자 동기들보다 연봉이 훨씬 높다는 걸 알았다. 같은 입사 동기인데 성별이 다르다는 것 하나 때문에 연봉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일까? 

흔히 여자는 결혼하면 회사를 그만두기 때문에 남자직원에 대한 대우가 더 크다고들 한다. 그러나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결혼하게 될 것이
고, 결혼하면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추측만으로 임금을 적게 주는 것이 맞는 걸까? 여자 직원도 남자 직원만큼이나 열정적으로 회사 일을 할 수 있는데, 편견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불편하다. 가뜩이나 취업이 안 돼서 힘든 세상인데 이런 보수적인 인식이 여성을 더 힘들게 하는 것 같다.

맞벌이 부부가 당연하게 여겨진 지도 꽤 됐고 정부에서는 블라인드 채용으로 성별로 인한 불이익을 줄이겠다고 하지만, 별로 소용이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가 헬조선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것만 같은 요즘이다.   


[view 2] 보수적인 기업 인사담당자 
요즘 남녀 차별에 대해 회사 내외로 말이 많아 성별로 인한 부당한 임금 차별을 없애라는 소리가 종종 들린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2017년 ‘CEO 스코어’에서 국내 500개 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를 조사한 결과, 여성보다 남성 직원의 근속연수가 평균 4.7년 길었다. 이는 어느 정도 경력이 쌓여 중요한 일을 맡길 때 즈음이 되면 출산과 양육으로 직장을 떠나기 때문이 아닌가. 이러한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다 보니, 자연스레 남자 직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입사 면접 때 간혹 본인은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 것이어서 회사 일에 지장이 없을 거라고 말하는 지원자들이 있는데, 아직 너무 어리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때가 되면 다 결혼을 하게 될 텐데 말이다. 결혼하게 되면 여자들은 집안일도 있고, 이것저것 일이 많아 회사 일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회사에서는 남자 직원들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맞벌이 부부에 대한 인식이 점점 더 보편화 된다면 모를까, 아직 임금 차이가 부당한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 사례를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Report] 임금 비율과 취업률에서 드러나는 남녀차별
최근 남녀 임금 차별이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는 대표적 사례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서울시가 발표한 ‘2017 성(性)인지 통계:통계로 보는 서울 여성’ 자료에 따르면 서울 여성 임금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남성 임금노동자의 월 평균임금(310만 원)의 63.2%에 불과한 196만 원인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여성 노동자의 남성임금대비 수준이 85.7%인 것에 비해 20%이상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남녀차별이 임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취업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2017 경제활동 인구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53.6%로 남성 경제활동 참가율인 72.8%에 비해 19.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의 차이가 13.6%포인트인 것을 보면 남녀차별이 취업 시장에서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은 실제로도 남자 직원을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월 취업 포털 사이트 커리어넷에서 기업 인사담당자 342명을 대상으로 남녀 직원 중 선호하는 성별을 조사한 결과 무려 44.4%가 여성 직원보다 남성 직원을 더 선호하고, 나머지 응답으로는 ‘직무에 따라 선호 성별이 다르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한편 여자 지원자를 꺼리는 이유에 관해 묻자 62.5%가 ‘임신·출산·육아가 걸림돌이 된다’고 답했고, 22.4%가 ‘기업 및 직무 특성상 남성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번 정부 들어 청년이 학벌, 성별과 관계없이 취업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블라인드 채용이다. 하지만 실상, 블라인드 채용을 하는 곳은 공기업 외에는 찾기 힘든 상황이며 사기업에서는 여전히 성별에 따른 차별이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말로만 남녀평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박혜지 기자
박혜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hyeji@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