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당신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 승인 2018.05.16 23:12
  • 호수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갑질과 꼴값

터질 게 터졌다.’ 대기업 총수 일가의 갑질 행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작 그 소식을 접한 기업 관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놀랄 것도 없다는 듯 피해자들의 연이은 증언과 고백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운송 기업의 총수 일가를 일약 스타로 만들었다.

 

소위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 마냥 여겨졌던 갑질은 진정 그들만의 것일까. 사회적, 경제적 등의 위치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오만함, 그 마음가짐에서 우러나온 그들의 행태는 사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사회의 민낯에 불과하다. 직장에서, 대학에서, 심지어는 물건을 사고 파는 상점에서조차 말이다.

 

조금 더 높은 위치에 있다고, ‘조용히 시키는 대로만 하라는 상사의 모습에서부터 조교에게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도 않은 채 마음대로 부리는 교수의 행동, 상점에서 계산할 때 돈을 툭 던져버리는 손님의 모습까지. 우리가 온 힘을 다해 욕해 마지않는 갑질의 행태는 생각보다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왔다.

 

이와 같은 갑질의 모습은 마치 새디스트의 그것과 여러모로 닮아있다. 갑질의 이유야 있을 리 만무하겠지만, 굳이 이유를 찾자면 갑질을 행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우월감을 느끼는 심리적 이유 때문일 것이다. 사회적으로 이렇다 할 지위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함부로 대해도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해 갑질을 부리는 일부 몰지각한 인물들의 태도가 바로 그것이리라.

 

하지만 진정, 이유가 없는 갑질도 있다. 이는 무지로 인한 것. ‘이유 없는 갑질은 필자도,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알게 모르게 저질렀을 수 있다. 동료나 후배에게 합리적인 이유 없이 본인의 생각이나 지시를 강요하는 행위,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를 부리는 행위도 엄연한 갑질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뉴스에서 등장한 그들의 만행을 손가락질 하는 것을 잠시 멈추고 우리는 거울을 볼 필요가 있겠다.

 

꼴값이라는 말이 있다. 됨됨이에 해당하는 값어치라는 뜻이다. 시대 곳곳에 번져있는 프로 갑질러에게 이보다 어울리는 말이 또 있을까. 갑질을 행할 합리적인 이유 따위는 없다. 또 갑질을 당할 만 한 사람도 없다. 당신이 그렇게 잘났다 하더라도 상대보다 가치 있으리라는 법이 있을까?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말이 괜히 있단 말인가.

 

炫
다른기사 보기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