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낫 미디어' 최성옥 PD : 웹 드라마 ON AIR, 손바닥 극장의 반란을 만들다
'와이낫 미디어' 최성옥 PD : 웹 드라마 ON AIR, 손바닥 극장의 반란을 만들다
  • 안서진 기자
  • 승인 2018.05.25 17:35
  • 호수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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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옥(커뮤니케이션·17졸) 동문

Prologue
가히 웹 드라마 전성시대다. 과거 TV의 전유물이던 드라마가 이제는 PC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왔다. 웹 드라마의 등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콘텐츠 생태계 속에서 최적화된 모습을 취하고 있다. 

뉴미디어의 홍수 속, 웹 드라마의 지평선을 연 선두주자로 불리는 회사가 있다. 웹 드라마 최초 2억2천만 뷰를 돌파한 ‘와이낫 미디어’가 바로 그곳이다. ‘콕TV’, ‘전지적 짝사랑 시점’으로 유명한 와이낫 미디어는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이라는 새로운 드라마 콘텐츠를 제작해 한 번 더 젊은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흥행에 성공했다. 시청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비결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와이낫 미디어 PD 최성옥(커뮤니케이션·17졸) 동문을 만났다. 

 

▶ 웹 드라마에 대해 설명해 달라.
웹 드라마는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로 짧게는 3분, 길게는 20분 이내의 영상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TV가 아닌 PC나 스마트폰으로 드라마를 즐기는 것이다. 10분 안팎이라서 부담 없이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모바일에 최적화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시즌 2까지 나오게 된 것을 축하한다. 드라마 제목은 어떻게 지어졌나.
주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난 뒤, 다음 시즌으로 넘어갈지 말지를 결정한다.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는 가까운>의 반응이 좋아 현재 시즌2까지 진행돼서 기쁘다. 드라마 제목은 ‘피노키오’가 부른 ‘사랑과 우정 사이’라는 노래를 패러디했다.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남자 주인공의 이름은 ‘사랑’, 여자 주인공의 이름은 ‘우정’으로 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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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옥같은 명대사를 많이 남겼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에피소드 11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11화에는 여자 주인공인 우정이가 남자 주인공 사랑이와 헤어진 후 뒤돌아서 혼자 우는 장면이 나온다. 현장에서 지켜보다가 같이 감정 이입이 돼서 하마터면 나도 눈물을 흘릴 뻔했다. 두 배우가 곧 헤어질 사람처럼 연기를 굉장히 잘해서 인상 깊은 에피소드였다. 

 
▶ 연출에 대한 호평이 유독 많았다. 특히 나중에 공개된 이스터에그로 더 화제가 되었는데 많은 이스터에그를 숨겨놓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기보다는 그냥 우리의 취향이 그랬던 것 같다. 나를 포함해 같이 연출한 PD들과 작가들이 원래 수사물, 추리물을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의 취향을 반영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이스터에그도 만들게 됐다. 

 

▶ 20대의 마음, 특히나 여성의 심리에 대한 묘사가 두드러졌는데, 경험담인가.
그렇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우리 모두의 경험담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도 ‘김사라’ 작가님의 경험담이 가장 크게 들어간다. 작가님이 극본을 쓰실 때 주로 본인 경험에 다른 사람 이야기를 조금씩 넣어서 모두의 이야기를 만드는 편이다. 특히 이번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친구였던 남자랑 연인으로 발전한 경험을 발전시켜 드라마의 기본 틀을 구성하게 됐다.  


▶ 이번 드라마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바는 무엇이었나.  
‘서툴기 때문에 솔직하지 못하고, 서툴기 때문에 솔직했던 우리의 사이는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사이’ 이것이 바로 우리 드라마의 로그 라인이다.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을 20대의 서툰 사랑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예쁜 사랑이지 않을까 하는 풋풋한 설렘을 전달하고 싶었다.


▶ 평소 드라마를 연출 할 때 본인만의 철칙이 있나.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일을 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의 일을 함께 해줘야 하는 상황도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 팀원을 얼마만큼 잘 도와주느냐가 드라마의 질을 결정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우리 팀은 팀워크가 정말 좋았다.

 

▶ 우리 대학 커뮤니케이션학부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의 모습은 어땠나. 
학교생활을 다방면으로 열심히 했다. 오리엔테이션, 엠티는 물론이고 학회를 비롯한 커뮤니케이션학부 학술제 ‘광장’에도 여러 번 참여했다. 또 바쁜 와중에도 집행부 활동까지 잊지 않고 했다. 한마디로 인싸 중에 인싸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학회 활동을 가장 열심히 했다. 학회에서 얻은 것은 화려한 영상 기술, 다양한 현장 경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 곳이라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 회사 설립 2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웹 드라마 최초 2억2천만 뷰를 돌파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 회사는 거의 다 20대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웹 드라마의 주요 타겟층은 10대와 20대다. 아마 우리 회사는 20대인 우리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드라마를 만들기 때문에 시청자가 더 좋아해 주는 게 아닐까 싶다. 


▶ 다른 웹 드라마들과는 차별화된 콬tv만의 장점이 있다면.
20대가 만들어 가는 20대의 이야기라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닐까 싶다. 종종 시청자로부터 ‘제 이야기 같아요’, ‘우울했는데 이 드라마 보면서 하루를 넘겨요’ 등과 같은 메시지를 받는다. 감동적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내가 기획한 이야기에 공감해준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연출자로서 미래의 크리에이터들 혹은 PD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 일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맞는지 또 좋아하는 일이 맞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머릿속에 그려두고 있는 연출이 있다면 더 확실히 구체화해라. 그렇지 않으면 현장에서 겪게 되는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정말로 내가 이 일을 원하는지 고민해 보고 이 길이 맞다 싶으면 돌처럼 단단해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 [공/통/질/문] 본인을 표현하는 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빨간색이다. 스스로 열정이 꽤 많다고 생각을 하는 편이다. 이런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색이 바로 빨간색이다. 또 이쪽 업계에서는 눈에 통통 튀고 참신하면 좋으니까 ‘빨간색’ 같은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다. 


▶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평소에 ‘우리 대학에 오는 학생은 고등학생 때 공부도 많이 했겠지만 어느 정도 놀기도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한때 주변 친구보다 낮은 학벌로 자격지심을 가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사회에 나오니 어디 회사를 가도 우리 대학 사람이 못 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러니 부디 우리 대학 다니는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 대학은 충분히 괜찮은 학교이고, 충분히 많은 인재가 있으며, 당신도 그 인재 중 한 명일 것이라고 자신한다.


Epilogue
심리학의 아버지 프로이트는 ‘공감’에 대해 ‘상대방의 정신 상태를 고려하고 나를 그 속에 넣어서 나의 것과 비교함으로써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 정의했다. 드라마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 끝에 탄생한 ‘웹 드라마'. 그 중심에는 ‘공감’이라는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 톱스타급의 아이돌이나 유명 배우가 나오지 않아도, 블록버스터급 예산을 투자하지 않아도 웹 드라마 시장이 시청자의 선택을 받는 이유는 담담한 일상 속 소소한 공감을 자아냈기 때문이 아닐까. 이처럼 시청자의 일상을 파고든 웹 드라마의 가파른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혹은 잠들기 전에 당신의 심심함을 달래줄 웹 드라마 한편 보는 것을 추천한다. 

 

안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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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j960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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