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은 내가 콘트롤한다
나의 인생은 내가 콘트롤한다
  • 『후 이즈 힙스터?』 저자 문희언
  • 승인 2018.05.30 12:25
  • 호수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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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스터 대백과

이 지면을 통해 5회에 걸쳐 힙스터는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여전히 힙스터가 무엇인지 잘 모를 수도 있고 아니면 힙스터를 동경하는 마음이 조금쯤은 생겼을지도 모른다.


2010년 초반 힙스터는 ‘힙스터’라는 단어 안에 갇혀 남과 다르기를 원하지만 결국엔 남과 같은 젊은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고착화되는 거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조금씩 자신의 일을 만들어 하는 힙스터들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그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도 생겨났다.


미국에서는 2007년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일본에서는 2011년 발생한 도호쿠 지방 대지진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젊은이들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자신과 관계된 것들은 모두 직접 콘트롤할 수 있다고 믿고 살아왔는데 개인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사회적인 재해와 자연 재해를 겪은 후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근대화 시대 이후 전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자본주의, 소비주의 등 물질적인 행복을 강조하는 것들이었고 대부분 사람은 큰 반발 없이 남들이 하니까 따라서 그것들을 추구했다. 큰 집, 자동차, 최신 가전제품 등이 행복의 척도가 됐고 비싼 물건을 많이 가질수록 행복한 사람처럼 보였다. 한국, 미국, 일본 등 국적에 상관없이 사람들은 더 좋은 것을 갖기 위해 일했고 돈을 벌었다. 그러다 돈으로도 제어할 수 없는 거대한 재해를 만났고, 일부 사람들은 그런 일반적인 행복의 길처럼 보이는 곳에서 스스로 탈락하기 시작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직장을 잃은 미국 젊은이 중 일부는 다시 회사로 돌아가지 않고 자신의 일을 찾았다. 피클 만들기, 잼 만들기 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부터 폐자재를 이용한 가구 만들기, 자투리 천으로 모자 만들기 같은 환경을 생각하는 일,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과 관련지어 사이클 의류를 만들고 치즈를 좋아하니까 치즈 가게를 여는 등 자신이 평소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 그 중 몇몇은 성공했고, 사람들은 굳이 회사에 다니며 돈을 벌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많은 사람이 떠나버린 지방으로 젊은이들이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유기농 농사를 짓고, 버려진 마을을 살리기 위해 관광객을 유치하려 노력했다. 일본에서는 이런 지방 살리기 노력이 지방 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지고 있으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한 젊은이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사람들은 좀 더 자신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좀 더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았고 그 결과 2017년 대통령 탄핵이라는 결과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러한 성공을 맛본 세대는 분명 좀 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젊은 세대가 어떤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갈지 기대된다. 이렇게 세계 각지에서 젊은이들은 피할 수 없는 사회적인, 자연적인 재해 때문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 시작했고 그런 흐름은 자연스레 힙스터의 등장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힙스터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다시피 했고, 유난히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다고 이미 앞에서 충분히 설명했다. 다시 한 번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우리는 유난히 남과 다른 것에 겁을 먹는다. ‘평범한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평균’과 ‘보통’을 가장 미덕으로 꼽고 그렇게 되기 위하여 노력한다.


일반적인 인생의 길에서 탈락하는 사람을 보면 겁내고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조금이라도 정해진 길을 벗어나면 두 번 다시 회복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고 실패 다음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한창 젊은 시기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는 사람을 응원하기보다는 걱정하고 때로는 비난하고 비웃는다. 그렇다고 무작정 젊은이들에게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을 뛰쳐나와 자신의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바로 회사를 그만두기보다는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하여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점점 그 일의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시도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말만큼 쉽지는 않다. 평일에는 격무에 시달리고 주말에 쉬지 않고 또 일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체력, 그리고 의지를 필요로 한다.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말로만 ‘나는 다르게 살고 싶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 아니야’라고 말하기보다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당장 성공한 힙스터가 될 수는 없다. 지금 당장 멋져질 수는 없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계속한다면 분명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필자는 2010년부터 힙스터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2014년에는 국내에 처음으로 힙스터의 도시라고 불리는 포틀랜드 여행 책을 처음으로 소개했고, 2016년에는 미국 힙스터의 라이프스타일을 설명하는 책도 소개했다. 결국 2017년에는 <후 이즈 힙스터? 힙스터 핸드북>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힙스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국내에서 첫 번째 가는 힙스터 연구자가 되고 싶었고 꾸준히 힙스터 관련 일을 한 결과, 결국에는 이렇게 소중한 지면을 통해 힙스터와 관련된 이야기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당연히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은 막막할 때도 있고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기 때문에 지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기로 결정했다면 노력과 인내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남과 다르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런 믿음은 점점 성장할수록, 사회 속에서 여러 사람과 관계하면서 옅어지기 마련이다. 힙스터는 ‘나는 특별하다, 나는 남과 다르다’는 생각을 남보다 좀 더 오랫동안 유지하는 사람이 아닐까?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힘을 기반으로 진짜 남과 다른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실현시켜서 결국에는 자신의 삶을 바꾸는 사람 말이다. 이 시리즈를 통해 힙스터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었고, 궁극적으로는 이 글을 통해 누구라도 자신의 인생을 직접 콘트롤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후 이즈 힙스터?』 저자 문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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