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양꼬치 골목
건대 양꼬치 골목
  • 안서진 기자·유진현 수습기자
  • 승인 2018.05.30 21:29
  • 호수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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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자, 다채로운 중국요리가 가득한 실크로드로!
일러스트 고다윤 기자
일러스트 고다윤 기자

따뜻한 봄바람을 마시며 건대 주변을 거닐다 보면 서울의 보통 풍경과는 다른 거리의 모습이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독특한 향내를 따라 좁은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양꼬치 가게들이 끝없이 줄지어 펼쳐져 있다. 양꼬치는 중국 서북부 신장 지역에 거주하는 ‘위구르족’이 만들어 먹던 음식으로,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인기 음식 중 하나다. 한국 최초의 양꼬치 가게는 2001년, 바로 이곳 건대입구역 6번 출구 일대에 위치한 자양동에서 탄생했다. 골목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중국어는 마치 중국에 와있다는 착각을 들게 한다. 여행을 떠날 여유가 없는 사람들, 모두 다 함께 건대 양꼬치 골목에서 짤막한 중국 여행을 떠나보자.
 

▲ 참숯 향이 가득한 양꼬치
▲ 참숯 향이 가득한 양꼬치

진현 우와! 건대 골목에 이렇게 많은 양꼬치 가게들이 있는 줄은 몰랐어!

서진 그러게. 나도 이 골목은 처음이라 정말 신기해! 저 가게는 TV 방송에도 소개된 곳이래. 우리도 오늘 제대로 먹방 한번 찍어볼까?

진현 가지 튀김, 깐쇼새우, 찹쌀 탕수육 등 다양한 메뉴들이 있네. 하지만 건대 양꼬치 골목에 왔으니 역시 양꼬치부터 맛봐야 하지 않겠어?

서진 당연하지. 이모님, 저희 양꼬치 3인분 같은 2인분 주세요.

진현 너무 배고프니까 먼저 나온 밑반찬이라도 먹고 있어야겠다. 근데 이 고춧가루 같은 양념 소스는 뭐야? 라면 수프처럼 생겼어.

서진 그건 ‘쯔란’이라고 부르는데, 커민이라는 미나릿과 식물의 씨로 만든 향신료야. 강렬한 향 덕분에 독특한 맛을 내게 해줘. 한 번 젓가락으로 찍어서 먹어봐.

진현 음, 되게 매콤하면서도 고소해. 이게 무슨 맛이지 하다가도 계속 찍어 먹게 되는 맛이야. 향신료라고 해서 냄새가 강하지만은 않은 것 같아.

서진 우리가 떠드는 사이에 양꼬치가 벌써 나왔네. 저 선홍빛 자태를 봐! 마블링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워. 살코기와 지방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서 더 맛있을 것 같아. 고기가 익을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보자.

진현 숯에 떨어지는 고기 기름 좀 봐. 기다리다가 현기증 날 뻔했어. 이제 다 익었으니 먹어볼까?

서진 잠깐만. 그냥 먹지 말고 내가 아까 말한 쯔란에 찍어 먹어봐. 그리고 양고기 특유의 독특한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건 알아둬. 어때? 네 입맛에는 괜찮아?

진현 식감이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마치 목살과 삼겹살 중간의 느낌이랄까. 생각했던 것보다 비린내도 안 나. 거부감은커녕 22년 동안 양꼬치를 모르고 살았던 내 자신이 원망스러울 정도인걸?

서진 생 양고기가 아니라 어느 정도 양념으로 버무려진 채로 나와서 그럴 거야. 적당하게 발려진 양념이 잡내를 잡아준 듯해.

진현 씹을 때마다 입안에서 나오는 고기 육즙이 정말 기가 막힌다! 숯불의 향과 고기 육즙 그리고 쯔란. 삼박자가 갖춰지니 무릉도원 저리 가라야.

▲ 윤기 좔좔 흐르는 바삭한 가지튀김
▲ 윤기 좔좔 흐르는 바삭한 가지튀김

서진 양꼬치 특유의 비린 맛과 잡내 때문에 네 입맛에 안 맞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맛있다니 다행이야.
진현 근데 여기까지 왔는데 양꼬치로는 너무 아쉽지 않아?

서진 그럼 이 가게에서 유명하다는 가지튀김을 시켜보자. 느끼한 튀김과 궁합이 잘맞는 맥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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