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출발점 3C : 우리는 모두 마케팅을 한다
마케팅의 출발점 3C : 우리는 모두 마케팅을 한다
  • 박재항 마케팅 컨설턴트
  • 승인 2018.09.05 12:34
  • 호수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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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항의 마케팅 튜토리얼 1

“정말 망했구나 싶었어.” 다른 친구들이 잇달아 ‘나도, 나도’라며 동의하고 맞장구를 쳤다. 중간고사 시험 하나를 치고 나온 경영대 친구들과 계단을 걸어 내려오며 들은 얘기였다. 지금까지도 전설로 내려오는 마케팅 시험 문제 사건이 바로 그때 일어났다. 중간고사 문제를 칠판에 써서 내던 교수님이 계셨다.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쓰셨다. “마케팅은 무엇인가?” 그 교수님께서 그 해에 들어오셔서 “이번에는 문제를 좀 바꿔봤어”라고 하시며 학생들을 긴장하게 만드셨다. 그리고는 칠판에 ‘도’자를 쓰셨고, 학생들의 한숨 소리가 강의실 이곳저곳에서 새어 나왔다. 그런 학생들을 돌아보며 씩 웃으신 후에 한달음으로 문제를 쓰셨다. “도대체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당시 시험을 치룬 학생들은 교수님의 장난으로 치부했다. 그런데 마케팅 일을 하고, 관련된 강연과 강의도 숱하게 하면서, 이런 기고도 하다 보니 그 교수님께서 단순한 장난으로 ‘도대체’를 붙이신 건 아닌 것 같았다. 정말 ‘도대체’ 마케팅은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그 영역은 어디까지인지 고심하게 만든다. 소위 마케팅 구루(guru)라고 하는 이들과 선배들이 저마다 다르게 마케팅을 정의하여 더욱 골치 아프게 한다. 그렇게 어려운 문제에 부닥쳤을 때 사람들이 해결책이라고 내놓는 말이 있다. ‘Back to Basic’, 곧 ‘기본으로 돌아가자.’ 마케팅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 마케팅 3C의 주체            사진출처-CST Marketing Management
▲ 마케팅 3C의 주체 사진출처-CST Marketing Management

 


‘market’에 ‘ing’를 붙여서 ‘marketing’이 되었다. 시장에서 존재하려고 벌이는 모든 행위가 마케팅이다. 시장은 꼭 물건만 사고파는 곳이 아니다. ‘연애시장’, ‘결혼시장’, ‘취업시장’이란 말이 낯설지 않다. ‘인간시장’이 노예시장처럼 사람을 상품으로 팔고 사는 것만이 아니라, 이 세상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시장에 나왔다. 그러니까 살아남기 위해 펼치는 모든 노력을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노력은 어디서 시작할까? 시장이 누구를 대상으로 하며, 거기서 활동하는 이들은 누구이고, 나 자신은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파악하는 게 첫 걸음이다. ‘취업시장’을 가지고 얘기해보자.


취업을 하려는 기업이나 단체를 목표로 설정한다. 설정하는 기준이 무엇인가. 전공, 적성, 보수, 주위 의견, 전형 유형 등을 고려한다. 다른 친구들이 어떤 목표를 지니고 있고, 같은 기업을 겨냥할 때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살핀다. 어떤 기업을 목표로 잡은 이후에는 그 기업에 대해 더욱 파고든다. 입사 시험 과목은 기본이고 기업의 역사부터 사업 현황, 기업 문화, 미래 비전 등등을 공부한다. 그를 바탕으로 목표 기업에 맞게 자기소개서도 쓰고 인터뷰 준비도 한다. 한편으로 다른 친구들과 자신을 구별해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도 고안한다. 자기 자신, 목표로 삼는 기업들, 입사를 노리는 다른 이들의 세 가지를 살펴보며, 분석하는 과정이 취업시장에서 살아남는 노력의 시작이다.


마케팅 용어로 하면 바로 이게 ‘고객-경쟁-자신’의 3C(Customer-Competitor-Company)가 된다. 보통 마케팅 활동의 주체가 ‘기업’이라 ‘Company’ 혹은 ‘Corporate’이라고 하는데, 그 자리에 자신을 넣어보면 인간시장의 다양한 각축장에서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한 나만의 계획을 짜고 실행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박재항 마케팅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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