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편 : 마라탕
중국편 : 마라탕
  • 이병찬ㆍ박혜지
  • 승인 2018.09.05 12:34
  • 호수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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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의 끈을 놓게 만드는 아슬한 맛

 

여유로웠던 방학을 뒤로하고 개강을 마주하면 많은 과제로 머리는 빙글빙글 돌고, 잦아진 술 약속에 속이 뒤집히는 일이 많아진다. 중국사람들은 이렇게 온갖 것이 뒤죽박죽 섞여 혼란스러운 상황을 마라탕 같다고 말한다. 마라탕은 쓰촨식 샤부샤부에서 변화된 요리로 중국에서 매운맛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며 중국의 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샤부샤부와 다른 점이라면 손님이 직접 고른 재료를 한데 섞여 요리된다는 점. 개강 후 맞이한 스트레스와 숙취를 이국적인 매운맛과 얼큰한 국물로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 얼큰하지만 은은한 맛의 마라탕
▲ 얼큰하지만 은은한 맛의 마라탕


 

혜지 개강하고 나니까 술 약속이랑 과제 때문에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 같아. 매운 음식 한번 먹으러 가지 않을래? 요즘 뜨고 있는 마라탕 어때?
 

병찬 맛있는 음식은 언제나 환영이야. 그런데 나는 매운 것을 잘 못 먹는데? 매운 음식에는 요구르트나 쿨피스지. 지금 얼른 사와야겠다.
 

혜지 아니야 매운맛을 순한 맛, 보통 맛, 매운 맛, 정말 매운 맛 4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서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도 땀 흘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 순한 맛으로 시켜볼까?
 

병찬 좋아. 그런데 주문이 좀 특이한걸? 보통 요리만을 주문하는 데 여기서는 요리에 들어갈 재료를 직접 고르네? 게다가 재료의 가짓수가 굉장히 다양해. 새송이버섯, 청경채 같은 신선한 채소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면이 준비되어 있어. . 나는 당면이랑 목이버섯, 낙지를 넣을래.
 

혜지 고른 재료들로 마라탕, 마라샹궈, 마라반 세 가지 요리 중 하나를 고르자. 아 참 마라탕은 알다시피 국물 요리고 마라샹궈는 볶음, 마라반은 볶음밥이야.
 

병찬 계산은 정가가 아닌 무게로 따지는구나. 딱 먹을 만큼만 주문할 수 있다니 좋은걸? 우리는 마라탕과 마라샹궈를 먹어보자. 아 참. 고기는 돼지고기, 소고기, 양고기 중에 선택할 수 있어. 우리는 마라샹궈에 양고기를 넣지 않을래?
 

혜지 좋아 먼저 마라탕을 먹어보자. 마라탕은 뭔가 중국 특유의 고추기름 향이 나는 것 같아, 그런데 전혀 기름 향이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걸? 너는 어때?
 

병찬 국물이 굉장히 얼큰하네. 순한 맛을 시켰더니 약간 심심한 것 같기도 해. 향신료 향이 이국적이지만 한국 사람들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아!
 

혜지 국물이 약간 심심한 것 같다면 이건 어때. 곁들여 먹으면 좋을 거야. 마유와 중국식 식초, 그리고 고추기름이야. 이걸 빼놓고 먹는 건 마치 순댓국에 다데기를 풀지 않고 먹는 것과 같지.
 

병찬 원래도 맛있었지만, 더 맛있어졌는걸. 마라탕은 건더기보다는 국물이 핵심인 것 같아. 국물 맛을 살릴 수 있는 재료인 새우나 목이버섯을 넣는다면 국물 맛이 끝내주겠어.
 

▲강렬하지만 자꾸 손이가는 마라샹궈
▲강렬하지만 자꾸 손이가는 마라샹궈

혜지 다음은 마라샹궈를 먹어보자. 굉장히 강렬한 매운맛이네. 볶음요리여서 그런지 마라탕에서 느꼈던 향신료 향도 더 강한 것 같아!
 

병찬 하지만 이 향신료 향이 양고기 특유의 향을 잘 잡아주는 것 같아. 소고기보다는 얇으면서도 돼지고기보다는 진한 식감이야!
 

혜지 정말 매운데 계속 손이 가는 이유는 뭐지? 마치 매운 떡볶이를 계속 먹게 되는 그런 중독성을 가지고 있어!
 

병찬 배부르게 잘 먹었다. 이렇게 양도 많으면서 맛있고 비싸지 않은 요리는 드문 것 같네. 다음에 다시 오면 마라반도 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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