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그컵 괜찮으신가요?
머그컵 괜찮으신가요?
  • 민선우(응용통계·3)
  • 승인 2018.09.05 12:34
  • 호수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경을 위한 일회용품 규제 그로부터 한 달

 

올해 초 이슈였던 ‘중국발 쓰레기 대란’을 기억하는가. 쓰레기를 수입하는 사업을 이어나가던 중국이 더 재활용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기로 하면서 쓰레기들은 처치 곤란을 넘어 환경,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일반음식점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올해 8월 2일부터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도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됐다. 2016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가별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98.2kg로 우리나라가 1위이지만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현저히 낮다. 개정된 법률은 약 244억 원의 손실을 막을 것으로 예상하니 굉장히 긍정적인 방안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긍정적이진 않다. 정책이 비교적 급속도로 적용되다 보니 매장과 고객의 갈등이 빈번해졌다. 매장 입장에서는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제공하는 것이 과태료 지급과 직결되기 때문에 고객의 사정을 봐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책이 실행된 이후 매장 내부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일회용품 컵 사용이 어려워지면서 머그잔을 일일이 씻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생겼다. 그래서 카페에서 음료 제작과 고객 응대를 주로 담당하던 점원들은 이제 ‘설거지옥’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세척에 더욱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매장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점주로서도 올해 초부터 급하게 상승한 최저시급으로 새로운 점원을 고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카페의 일회용품 사용은 실내매장의 여부와 크게 상관없다. 매장 내에서만 한정된 일회용품 규제로 전체적인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당장 눈앞의 결과로 전체를 판단하는 논리이다. 규제 전과 후의 고객 수가 일정하다면 테이크아웃 고객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고 실제 일회용 컵의 대부분은 테이크아웃 고객에게 많이 소비돼왔다. 일회용품의 절대적인 사용량 감소가 아닌 올바른 분리수거를 유도해야 한다. 결국 정책이 의도한 일회용품 줄이기는 매장이 아닌 소비자들의 노력에 좌우된다.

아직 정책의 초기 단계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전부 해결하기는 무리이다. 또한 그로 인해 다른 문제들도 낳을 수 있기에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근 한 달간 여러 혼란을 일으켜온 정책인 만큼 정부와 환경부는 그에 대한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