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누가 누굴?
감히 누가 누굴?
  • 박소희(사학·1)
  • 승인 2018.09.05 12:34
  • 호수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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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포털의 웹툰 독자를 위한 이벤트가 있었다. 몇 년 전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완결 웹툰들이 재연재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돌아온 것이다. 반응은 굉장히 뜨거웠는데, 재연재된 여러 작품 중에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바로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였다. 연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작품을 처음 접한 사람들도, 다시 접한 사람들도 즐거워했다.

다만 옛 작품이 또다시 현대를 살아가는 여러 사람에게 비치며, 새롭게 눈을 빛낼 만한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작중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저승이라는 세계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것이다. 몇 년 전 자신의 행보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던 대부분의 사람이 이제는 저승의 부조리를 지적하고 신들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왜 그러한 지적이 주목을 받지 못했을까? 그리고 왜 지금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을까?

웹툰 ‘신과 함께’의 본 연재 시기는 2010년, 그리고 또다시 독자들 곁으로 돌아온 시점은 7년 후인 2017년이었다. 7년 새 사람들의 인식에 커다란 차이점이 존재하는 원인이 무엇인가를 찾아봤을 때, 그 사건은 단연코 ‘정권 교체’라고 생각한다.

작품이 연재되기 시작했던 2010년에서 2016년 초까지는 자유한국당이 여당으로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거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메르스 발병 사태에 대한 늦은 대응, 그리고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건까지. 수많은 악재와 국가 원수의 능력 부족이 드러나 국민들의 외침에 의해 대통령직에서 탄핵당하였다. ‘자신들의 힘으로 사회 구조적 병폐를 해소한 경험’을 하고 난 사람들의 눈은 무언가가 확연히 달라졌다. 그 시선이 웹툰 하나를 바라보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의도가 담긴 문화 콘텐츠에 특정한 가치관이 개입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또한 이 콘텐츠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 또한 마찬가지로 사회 전체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깔려있다. 어떤 매체로 전달되는 콘텐츠이든 결정적으로는 수용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제공자가 왜곡되지 않은 사회상을 담아냄으로써 지속해서 사람들이 사회에 대해 고찰을 하도록하는 것도 주요한 사항으로 지목될 수도 있겠지만, 사회상이 다소 왜곡되어 드러나더라도 수용자가 그의 문제점을 깨닫고 고민한다면 오히려 더욱 사회 탐구에 쉬운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 수용자로서의 대중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본인의 믿음에 확신하기보다 근본적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회의를 계속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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