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힘
그림의 힘
  • 김선현 작가
  • 승인 2018.09.05 12:34
  • 호수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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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루하루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 (귀스타브 쿠르베-팔라바의 바닷가)

미국의 한 심리학 강의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강의실에 들어온 심리학자가 물 컵을 들었습니다. 학생들은 ‘컵에 물이 반밖에 없네. 또는 반이나 차있네’ 하며 교훈이나 얘기하겠지 싶어 시큰둥했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자는 전혀 뜻밖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물 컵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요?” 학생들은 250~500g 사이라고 대답했지만 그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나에게 물의 무게는 물 컵을 얼마나 오랫동안 들고 있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만약 물 컵을 1분 동안 들고 있다면 거뜬할 겁니다. 그러나 1시간 동안 든다면, 내 팔은 저려오고 아파올 겁니다. 만약 하루 종일 든다면, 팔의 감각이 없어지고 마비될 것입니다. 하지만, 물의 실제 무게는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걱정도 물 컵에 들어 있는 물과 같습니다. 내게 닥친 스트레스를 잠깐 동안 생각하는 일은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생각하면 할수록, 문제가 되고 머리가 아파옵니다. 만약 하루 종일 생각한다면 당신은 마비됨을 느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돼버리겠지요.”

시험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과에 대한 부담감과 미래에 대한 걱정은 오래 생각할수록 나를 무겁게 짓누를 뿐입니다. 이를 홀가분하게 내려놓고 나의 하루하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 그림이 도울 것입니다. 그림 속의 사람이 후련한 모습으로 안녕을 고하는 중입니다. 뒷모습이기에 우리는 인물에 시선을 대입하게 됩니다. 그의 시선이 보는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을 느끼죠. 눈앞에 거칠 것 없이 펼쳐진 탁 트인 세계는 속을 시원하게 합니다. 구름조차 거의 끼지 않은 하늘, 잔잔한 파도, 안정적인 수평선을 이루는 바다가 평온한 내 마음을 대변합니다. ‘내 할 몫은 다 했다’ 그림 속의 사람이 서 있는 곳을 보세요. 누군가는 야트막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바위지만 이 사람은 자기 나름의 정상으로 여기며 만족감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자세가 필요합니다. 시험들의 평균 준비기간이 수년에 걸치다보니, 목표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막막해질 때가 많습니다. ‘이 힘든 게 언제 끝날까’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라는 생각이 나를 더 나아가지 못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험을 잘 보는 사람들은 하루하루 ‘매듭’을 지어가면서 목표에 다가갑니다. 매일 해야 할 것을 마치고 작은 목표들을 달성하면 적어도 오늘 하루에 나는 성공한 사람입니다.

서울대학교에 들어간 학생들의 일기를 분석한『서울대생 100인의 시크릿 다이어리』를 보면 날마다 시간과 쪽 수까지 정한 구체적인 목표들을 이루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루치의 목표를 모두 채운 데 대해서는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거나 스티커를 붙입니다. 이렇게 스스로 칭찬을 하면 뿌듯한 기억이 남아 공부 흐름을 끊고 싶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은 시험의 무게에 짓눌릴 때는 그래도 하루 동안 최선을 다한 자신에게 이 그림을 선물해보세요. 물 컵을 너무 오래 들고 있지 말라고, 지나간 오늘에는 후련하게 안녕을 고해도 된다고, 이 그림이 전하는 분위기에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입니다.

<미래에 관한 한 그대의 할 일은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Your task is not forsee the future, but to enable it. -생텍쥐페리 Antoine de Saint-Exupry>

김선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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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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