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한시준 『역사농단』
역사 – 한시준 『역사농단』
  • 이도형 기자
  • 승인 2018.09.12 19:36
  • 호수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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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있는 서재 25 : 1948년 건국론과 건국절을 고발하다
<이 도서는 김문식(사학) 교수의 추천 도서입니다.>
"대학민국 건국절에 관해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역사적 사실을 꼼꼼히 논증한 책이다"
 

저자 한시준
책이름 역사농단
출판사 역사공간
출판일 2017. 7. 19
페이지 p.215

 

 

‘농단’이란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함’을 뜻한다. 지난 2016년 겨울 우리나라에서는 국정농단 사태가 폭로돼, 이에 분노한 수많은 국민이 광화문으로 나와 촛불을 들고 일어났다. 그런데 이러한 농단은 역사에서도 일어났다. 바로 ‘건국절’에 관한 일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한민국이 1948년에 건국됐다는 ‘1948년 건국론’으로 인해 우리나라 역사가 크게 농단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1948년 건국론이 지닌 역사적 모순과 왜곡을 지적하고 대한민국의 뿌리는 1919년에 세워진 임시정부에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됐고, 1945년 해방 이후 국내로 돌아올 때까지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다. 또한 1948년 제정된 제헌헌법과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에서도 모두 ‘계승·재건·법통성’이라는 표현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는 임시정부를 이은 것이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이에 대항하는 1948년 건국론을 뒷받침하는 주요 근거 중 하나는 1948년에 제정된 제헌헌법을 통해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국민주권을 바탕으로 한 민주 공화제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1919년 3.1운동의 영향으로 세워진 임시정부가 수립과 함께 공포한 「대한민국 임시헌장」제 1조에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제로 함”이라고 명시돼있다. 임시정부가 정치체계로 민주 공화제를 선택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존속됐던 군주주권 국가와 전제군주제에서 국민주권 국가와 민주 공화제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저자가 건국절의 시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임시정부의 존재가 부정되고 독립운동 역사가 평가 절하되는 현실을 참아내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가보다 친일반민족행위자를 건국공로자로 더 높게 평가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한 여론기관에서 독립 유공자 후손 및 생존한 독립투사를 대상으로 생활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75.2%가 월 소득 200만 원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역설적이게도 독립투사 후손보다 친일파 후손들이 재정적으로 부유하게 사는 우리나라의 모습은 그야말로 농단이 아닐 수 없다. 지난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진 후 촛불 시위를 통해 나라를 다시 바로잡은 것처럼, 우리나라의 역사도 농단에 휩쓸리지 않고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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