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은 어디에 있나 : 끝내 과녁을 맞추는 타겟팅(Targeting)
표적은 어디에 있나 : 끝내 과녁을 맞추는 타겟팅(Targeting)
  • 박재항 마케팅 컨설턴트
  • 승인 2018.09.18 13:48
  • 호수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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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항의 마케팅 튜토리얼 3

특정 기준에서 시장을 가령 A, B, C, D, E라는 다섯 가지로 구분했을 때 ‘다섯 가지로 구분한다’가 세그먼테이션, ‘A를 고른다’가 타겟팅, ‘A를 이렇게 공략한다’가 포지셔닝에 해당한다.
『아마존 미래전략2022』이란 책에 나온 명료한 세그먼테이션, 타겟팅, 포지셔닝의 정의다. 타겟팅은 ‘표적 설정’ 혹은 ‘목표시장 설정’ 등으로 번역해서 쓴다. 다섯 개 시장에서 하나를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 마케팅의 출발점이라고 한 고객, 경쟁, 자사의 3C분석을 여기서 다시 활용하게 된다.


 고객은 각 집단의 크기, 성장률, 구매력 등을 기본적으로 본다. 이어 전통적으로는 나이, 성별, 소득, 지역 등에 따른 ‘인구통계학적’ 기준으로 나누고 표적으로 설정했다. ‘수도권 지역 남자 대학생’, ‘연소득 6천만 원 이상의 서울 강남 거주 40대 여성’과 같은 식이다. 이런 타겟팅은 비슷한 인구통계학적 속성을 가진 사람들은 비슷한 욕구와 소비 패턴을 보인다는 가정 위에 성립한다. ‘백인백색’이나 ‘일인백색’의 다양성의 시대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의 심리 패턴을 봐야 한다면서 ‘사회적 표적 설정(social targeting)’이란 말이 나왔다. 페이스북의 특정 팬페이지나 포스팅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을 묶어서 설정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역시 습관적으로 혹은 경품 등에 이끌려 ‘좋아요’를 누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요즘은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최근에는 ‘행동적 표적 설정(behavioral targeting)’을 한다. ‘좋아요’ 이상의 검색 행동 혹은 직접 구매하거나 아니면 행사 등에 참여한 이들을 포착하는 것이다. 보수 정치 단체에서 회원을 모집할 때, ‘60세 이상’, 보수 성향 정당의 페이스북 팬과 보수 성향 언론인의 유튜브를 시청하거나 집회에 참가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분명히 큰 차이가 있지 않겠는가.


경쟁의 정도도 살펴야 한다. 현재의 경쟁뿐만 아니라 미래의 경쟁 정도까지 예측해야 한다. 언제든 잠재적 경쟁자는 나올 수 있다. 그래서 경쟁의 범위는 넓게 잡는 게 좋다.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다』라는 책이 히트를 쳤다. 집에서 닌텐도 게임기를 가지고 놀면서 밖에 나가 운동을 하지 않으니, 나이키를 신지 않게 된다. 위에서 보수 정치 단체 얘기를 했는데, 그들에게는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게 만드는 TV 예능 프로그램이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

 

▲ 정확한 표적 설정은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이어진다   사진출처-Unsplash
▲ 정확한 표적 설정은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이어진다 사진출처-Unsplash


표적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사 분석이다. 아무리 경쟁자가 별로 없고, 고객들의 숫자도 많고 무럭무럭 성장하는 시장이라도 자신이 그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물성적 능력이 안 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또 하나 아주 중요하지만 자주 무시되는 부분이 있다. 표적 시장이 자신의 철학과 맞아야 한다. 말로만 떠드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함께 해야 한다. 언행일치의 진정성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 월스트리트에 ‘겁 없는 소녀상’을 세우며, 금융 회사들에게 여성 임원을 더 많이 뽑을 것을 촉구한 기업이 있었다. 그 기업은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회사에만 투자하는 편드까지 만들어 운용했다. 그런데 그 기업이 여성 직원들에게 성과급 등을 더 적게 지급해 벌금을 맞았다. 표적 시장으로 설정한 양성 평등 혹은 페미니즘 지지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았겠는가.


어떤 부문에서의 목표든 설정할 때 위의 분석 방법은 적용될 수 있다. 행동에 따른 고객 집단 분석, 잠재 경쟁자까지 넓혀 보는 자세, 자신의 물성적, 정성적 능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지력. 『위대한 개츠비』란 소설을 두고 한 작가가 이런 말을 했다. ‘표적을 빗나간 화살들이 끝내 명중한 자리.’ 냉철한 과학과 뜨거운 의지가 합해지면 결국은 표적에 명중하게 된다.

 

박재항 마케팅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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