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 떠는 여성,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불안에 떠는 여성,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 단대신문
  • 승인 2018.10.10 20:22
  • 호수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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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폭력 범죄

◇ 지난달 유명 걸그룹 멤버였던 A 씨와 그녀의 전 남자친구 간 쌍방향 폭행 사건 논란이 불거졌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인기 연예인 사건인데다 양측의 공방이 점점 커지며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런데 얼마 뒤 A 씨의 전 남자친구가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로 협박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알려지며 여론은 더욱 들끓어 올랐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리벤지 포르노 강력 처벌 방안’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고 청원자 수는 3일 만에 20만 명을 돌파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전 남자친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털어놨다. “보내지 말 걸 그랬다. 이런 이슈로 커질 줄 몰랐다”


◇ 그는 이 사건을 가볍게 여겼을지 몰라도 매년 많은 여성이 불법 촬영 범죄 문제로 피해를 입고 있다. 한 일화로 불법 촬영 영상 삭제 작업을 하는 사설 업체 관계자가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자 전화를 받은 어머니는 의문 섞인 목소리로 “이미 떠난 아이에게 무슨 볼일이 있느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부모에게 조차 말 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피해자의 고통이 느껴지는가. 이처럼 홀로 힘든 싸움을 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미 세상을 떠난 피해자의 영상이 지금도 어디선가 공유되고 있는 참담한 현실. 우리는 어디서부터 잘못을 바로잡아야 될까.


◇ 디지털 성폭력 범죄의 심각성이 커지며 정부는 지난 4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개설했다. 경찰청도 ‘사이버 성폭력 특별수사단’을 설치하고 사이버성폭력 사건 특별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더 엄중한 처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러한 문제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직까지 솜방망이 처벌만 계속되는 현실은 분명 중대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 ‘성’을 주제로 한 모든 사안이 예민하게 느껴지는 요즘, 남녀 혐오 문제, 몰래카메라 등 수많은 논란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화제로 떠오른다. 당장 마법 같은 해결책이 나와 논란의 불을 진화시킬 수는 없다. 우리 모두 이 사안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갖고 서로를 배려하는 준비부터 필요하다. 오늘도 어디선가 한 여성은 불안에 떨며 고통받고 있다. 그 여성이 더는 홀로 고통받지 않을 내일이 찾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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