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게 배우는 포지션과 포지셔닝
손흥민에게 배우는 포지션과 포지셔닝
  • 박재항 마케팅 컨설턴트
  • 승인 2018.10.10 20:22
  • 호수 14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재항의 마케팅 튜토리얼 4
▲ 기본이 탄탄한 자기계발은 효과적인 포지셔닝의 시작이다    (사진출처 : Unsplash)
▲ 기본이 탄탄한 자기계발은 효과적인 포지셔닝의 시작이다 (사진출처 : Unsplash)

 

윙어. 좀 더 세분해서 들어가면 윙포워드. 우리말로 하면 측면공격수. 왼쪽과 오른쪽 측면을 왔다 갔다 한다. 경기 중에도 휙휙 바뀌는 경우도 많다. 경기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보통 손흥민의 포지션은 그렇다. ‘중앙’이 아닌 ‘측면’이 손흥민이 뛰는 공간이다. 역할은 수비가 아닌 공격이다. 이런 자신의 공간과 역할을 찾고, 결정하고, 만들어 가는 게 바로 포지셔닝이다. 손흥민이 측면공격수로 포지셔닝을 하게 된 과정은 어땠을까.


손흥민의 아버지를 포함한 유명한 코치들이 일찌감치 신체조건이나 운동신경 등을 보고 조언하고 만들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모든 축구팀에 측면공격수는 있다. 토털사커를 하고, 전원공격 전원수비에, 선수들이 한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멀티태스킹을 한다고 하더라도, 축구 중계에서 초반 선수 소개를 할 때 보면 측면공격수를 비롯해 공간에 따라 선수들을 배치한다. 측면공격수라는 명칭만 가지고는 구별이 되지 않는다. 프로 선수에 맞춰 표현한다면 팔리지 않는다. 뭔가 다른 측면공격수들과 구별되는 무언가를 갖춰야 한다.


손흥민은 발이 빠르다. 체격도 웬만한 서구권 선수들에 밀리지 않는다. 독일과의 연장전 마지막에 축구장 독일 진영 전체를 전속력으로 뛰어 가서 골을 넣는 데서 알 수 있듯 체력과 정신력도 빼어나다. 이는 대체로 타고난 요소들이다. 여기에 더해 손흥민은 축구 선수이자 코치 출신인 아버지로부터 어릴 때부터 공 다루는 기술과 양발을 모두 쓰며 강력한 슈팅을 날리는 법을 익혔다. 골 결정력이 뛰어난 측면공격수가 손흥민의 포지셔닝이 됐다. 손흥민 포지셔닝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손흥민은 측면 공격수나 축구 선수로서 차고 달리는 기능적인 부분 이상의 여러 요소들을 보여줬다. 선수들을 이끄는 주장으로서 리더십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감독까지 고마움을 표시했다. 백병전과 같은 경기 이후 우즈베키스탄 선수단의 버스에 올라 위로와 격력의 인사를 전하는 모습에서는 진정 격이 다른 프리미어리거로서의 품격이 나타났다. 우는 모습을 많이 보여서 ‘울보’라는 별명이 붙어 있던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시상식 후에 혼자 관중석 앞에 가서 인사하며 울었다고 고백했다. 이런 감성적인 면모가 덧붙여졌다. 강력한 양발 슈팅력을 지닌 측면공격수란 포지션의 축구선수를 넘어선 인간 손흥민의 포지셔닝이 완성됐다.


타겟을 ‘이렇게 공략한다’가 바로 포지셔닝에 해당된다고 지난 연재에서 말했다. 가끔 아주 기본적인 속성들을 내세우며 포지셔닝을 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축구의 측면공격수에게 빠른 발은 필수이다. 우사인 볼트 급의 빠르기라면 내세울 수 있다. 그런 주력도 제대로 활용하려면 최소한의 볼 다루는 기술 등 축구 선수로서의 기본이 바탕이 돼야 한다. 손흥민은 수준급의 빠르기, 볼 컨트롤에 양발 슈팅력으로 측면공격수로서 포지셔닝을 수행했다. 거기에 축구 선수 이상의 인간으로서 포지셔닝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성적이나 스펙이라고 하는 것의 대부분은 기본적인 속성이기 쉽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하한선만 통과하면 되는 경우가 많다. 나를 정말 다른 이들과 다른 포지션에 올려놓는 포지셔닝과 그 요소들은 무엇일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마치 측면공격수→축구선수→인간 손흥민으로 나아간 것처럼.

 

박재항 마케팅 컨설턴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