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캠 통학버스 일부 노선 정기권 전환 둘러싼 갈등
천안캠 통학버스 일부 노선 정기권 전환 둘러싼 갈등
  • 장승완·한예은 기자
  • 승인 2018.10.1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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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팀, 통학버스 업체의 지속적인 적자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

오는 15일부터 천안캠퍼스 통학버스 일부 노선이 정기권으로만 운행을 시작한다. 변경된 노선은 수원, 인천, 안산, 안양으로 일회 승차권이 아닌, 한 달 왕복 정기권을 구매해야만 통학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는 통학버스 업체의 지속적인 운영 이익 감소에 따른 조치였지만 통학버스 이용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여러 불만 사항 중 정기권 전환이 대학의 이익을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견이 상당수 제기됐다. 우리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도 ‘학교가 학생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것이다’, ‘학생을 돈벌이 수단으로밖에 안 보는 것’ 등 비판의 수위가 높은 게시글이 쏟아졌다. 이런 반응에 대해 통학버스 업체와 담당 부서인 학생팀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노선이 정기권으로밖에 운행되지 못하는 데는 통학버스 업체의 적자 누적이 결정적이었다. 수원, 인천, 안산, 안양 노선은 등교 차량만 운행하거나, 하교 차량 이용자 수가 등교 차량보다 현저히 적어 그동안 학교로 오는 차량에서만 이익을 취하고 다시 돌아가는 차량에 대한 비용은 버스업체와 학교가 부담했다. 하지만 유류비, 임금 상승 등의 악재가 겹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자가 늘어났다는 것이 버스업체의 입장이다. 천안캠퍼스 통학버스 업체인 엘리트 관광 관계자는 “하교 차량 인원수가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 미쳐 정기권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더이상 운행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전처럼 일회 승차권으로만 운행할 시 상당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학교 및 총학생회와 협의 후 정기권으로 운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천안캠퍼스 학생팀 관계자는 “그동안 버스업체의 손실을 학교에서 일부 부담했지만, 통학버스에 지원할 수 있는 교비도 한계치에 다다랐다”며 “일회권과 정기권을 병행 판매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정기권의 판매율이 현저히 낮을 것으로 예상돼 실효성 있는 해결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예지(보건행정·2) 씨는 “일부 학생이 이용하는 통학버스에 다른 학생의 등록금이 사용되기도 하는 것”이라며 “통학버스에 대한 학교의 지나친 지원이 형평성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외에도 공강 요일에 통학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점, 하교 시간이 정해짐에 따라 시험 기간 등에 하교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는 점 등 정기권의 한계에 대해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학생팀은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팀 관계자는 “정기권으로만 버스를 운행할 때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버스업체와의 협의 끝에 정기권으로 전환되는 노선에 대해 전부 편도 기준 가격을 500원 인하했다”며 “이로써 정기권 구입 후 공강 등의 이유로 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발생하는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런 조치에 대해 박현이(신소재공·3) 씨는 “버스업체의 손해가 커져 노선 폐지를 결정한 만큼 정기권 전환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면서도 “편도가격을 500원 인하하면 월 20일 기준으로 2만원 인하가 된 꼴인데, 한 주에 하루만 공강이 있어도 일회권보다 손해일뿐더러 밤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있는 경우도 많아 정기권 구매가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더 합리적인 방안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한편 정기권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인 통학

생과의 소통 및 의견 수렴 과정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통학생 A 씨는 “총학생회가 학생 대표로 참여하긴 했지만 정작 통학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던 것 같다”며 “정기권 전환 공지도 개강 후에 이뤄져 사실상 통보에 가까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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