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식물이 주는 여유로움
녹색 식물이 주는 여유로움
  • 한예은
  • 승인 2018.11.07 10:04
  • 호수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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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서울식물원
▲ 주제원의 열대관 온실
▲ 주제원의 열대관 온실

 

인간의 신체와 정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녹색효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녹색은 마음의 평안을 주고 생명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연을 찾게 된다고 하는데, 도시민이 식물을 즐길만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기자는 최근 몰아닥친 시험 후폭풍으로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 상태다. 책 속에서 답을 찾느라 몸은 한없이 움츠러들었고 눈의 피로는 쌓여갔다. 그리하여 스스로 회복의 시간을 갖고자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서울식물원’을 찾았다.
 
 
 
▲ 주제원의 열대관 온실
▲ 주제원의 열대관 온실
 

지난달 11일, 임시 개방한 서울식물원은 현재 식물 3천1백여 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집과 교류, 연구를 통해 8천 종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서울식물원 공간은 크게 열린숲, 주제원, 호수원, 습지원 총 4구역으로 나뉘는데, 주제원은 주제정원과 서울식물센터(온실, 교육문화공간)로 구성돼있다. 그 밖의 공원들은 연중무휴 24시간 개방이지만, 주제원은 매주 월요일 휴무이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니 가급적 월요일은 피해 갈 것을 추천한다. 양천향교역 8번 출구에서 나와 도보로 5분 정도 걷다 보니 서울식물원의 랜드마크인 주제원의 돔 모양 온실이 보였다.

식물문화센터 안으로 들어가니 천장의 독특한 장식물과 식물을 이용한 자연 친화적인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었다. 온실을 구경하고 싶다면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온실은 크게 열대관과 지중해관으로 나뉘며, 세계 12개 도시 식물이 전시된 공간이다. 열대관은 하노이(베트남), 보고타(콜롬비아)를 비롯한 4개 도시, 지중해관은 샌프란시스코(미국), 바르셀로나(스페인), 로마(이탈리아) 등 8개 지역 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온실 안은 다양한 식물들로 가득해 인생 사진을 찍기 위한 관람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기자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전시관에 있는 높이 8m, 둘레 4.7m인 보리수나무가 신비로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서울식물원 뱅갈호랑이 나무
▲서울식물원 뱅갈호랑이 나무

 

높이가 큰 나무와 온실 전체를 더 느끼고 싶다면 2층에 있는 스카이워크로 이동해보자.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도록 조성된 스카이워크에서 나무들을 내려다보면 마치 정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울식물원은 다양한 식물식물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 공공예약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기자는 전날 오후 2시부터 1시간 20분가량 진행하는 식물 & 문화산책(투어프로그램)을 신청했다. 투어프로그램의 코스는 식물문화센터에서 출발해 주제원의 8개 정원을 돌고 열린숲, 호수원, 배수펌프장을 탐방하는 순이었다. 투어를 신청한 10명의 사람과 함께 자원봉사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서울식물원 공원을 산책했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나무들의 이름과 그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한번 서울 식물원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현재 습지원은 공사가 덜 끝나 아직 개장하지 않은 상태다. 한강과 이어지는 습지원은 자연스러운 자연 본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아직 덜 자란 새싹들과 조금 어색해 보이는 나무들도 몇 년이 지난 후엔 뿌리를 깊게 내려 울창한 나무가 될 거라는 가이드의 말에 서울식물원은 앞으로 더 풍성해질 일만 남았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서울식물원 열린숲 빨간 주머니 꽃 나무
▲서울식물원 열린숲 빨간 주머니 꽃 나무

 

열린숲을 지나 호수원에 다다라 넓고 맑은 호수를 보자 ‘여유로움’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한동안 무엇인가 할 일에 쫓겨 빨라졌던 걸음이 서울식물원의 식물들 속에서 느낀 여유로움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호수원을 따라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있던 배수펌프장 모습을 복원해 문화시설로 바꾼 마곡문화관을 끝으로 식물원 투어는 끝이 났다. 임시개장이라 한적할 거로 생각했던 예상과는 달리, 유치원에서 견학 온 어린아이들부터 어르신을 모시고 온 가족까지 식물원은 다양한사람들로 붐볐다.


식물원은 ‘기다림’이라고 한다. 느리더라도 오랫동안 사랑받고, 수백 년 대물림되는 식물원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다림 끝에 울창한 식물원이 되는 모습을 보며 감동에 빠지고 싶은 사람은 지금 서울식물원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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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nnag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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