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비케어풀!
카풀? 비케어풀!
  • 민선우(응용통계·3)
  • 승인 2018.11.07 10:03
  • 호수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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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섣부른 출시, 카풀 서비스

택시 운전기사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운전대가 아닌 피켓을 손에 쥔 채 길거리로 나섰다. 바로 ‘카카오’에서 제공하기로 한 ‘모바일 카풀(carpool) 시스템’ 어플리케이션의 등장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에 한 해 목적지가 비슷한 운전자와 동승자를 연결해주는 것이 이 어플리케이션의 주된 목적이다. 이들의 가장 큰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의 반대 이유는 생계 위협과 더불어 현행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사업 등록되지 않은 차량의 경우 요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는 금지돼있다. 이에 카카오는 임의로 출퇴근 시간에만 서비스 제공을 해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또한 카카오는 기존 택시와 비교해 ‘보다 빠르게, 더욱 저렴하게’를 신조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주된 영업시간이 출퇴근 시간대인 택시 운전기사 입장에선 당연히 반가운 소식일 리가 없다.

물론 택시업계, 카풀 서비스 업체 한 쪽의 의견에 무게를 실어주고 싶진 않다. 하지만 서비스 제공 자체에 대해서는 굉장히 부정적인 시선이 먼저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에 관한 가장 중심적인 이유는 운전자의 신원조회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에 운전자로 등록하기 위해선 본인인증이 유일한 신원 확인 단계이다. 범죄 경력이나 본인 소유의 차량인지에 대한 여부를 묻는 단계조차 없다.

두 번째로는 앞의 문제점에서 파생되는 범법 문제이다. 실제로 모 커뮤니티 사이트의 글을 살펴보면 이성을 만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남성 운전자들이 많고 여성 이용자들의 이용 후기로 희롱 수준의 질문이나 위협까지 받았다는 등의 글들도 볼 수 있다. 최근 대두된 여성 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질 뿐 아니라 남성 이용자가 매칭된 경우에는 일방적으로 약속장소에 방치하거나 매칭을 취소해버리는 승차 거부 운전자도 있다고 하니 여러 가지 사례들이 택시업계가 주장하는 범법행위 대응 미비에 대한 좋은 뒷받침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의도는 굉장히 긍정적인 서비스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후속되는 문제점들에 대한 고려가 매우 적게 이뤄졌다는 사실이 쉽게 비춰져 아쉬움이 남는다. 이분적인 요즘 사회적인 분위기와 맞물려 이러한 준비선이 무책임해 보이기도 하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앞서 더욱 양질의 문제 대응 방식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다. 정말 카카오의 말처럼 사용자를 위한 결정이었다면 더더욱이. 피해를 보는 건 결국 오롯이 사용자들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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