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주거안전, 청년들의 주거공간도 불안하다
구멍 뚫린 주거안전, 청년들의 주거공간도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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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1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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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화재

◇ 지난 9일 새벽,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기본적인 소방시설의 구축이 이뤄지지 않았고 불법 구조변경, 그리고 해당 건물에는 화재를 진화해줄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고시원 화재’ 희생자 7명 중 4명은 유족이 찾아오지 않아 빈소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진다.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이어가던 희생자들의 비극적인 마지막 모습은 우리 사회의 씁쓸한 이면을 보여준다.  


◇ 한 평 남짓한 비좁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고시원. 과거에는 말 그대로 고시생들을 위한 공부방이었지만 지금은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됐다. 보증금 없이 달마다 10~30만 원의 방값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주거공간은 가난한 이들의 ‘마지막 안식처’이다. 대학생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대학가 주변에는 수많은 고시원이 즐비하다. 주거비를 감당 못 하는 청년들에게 고시원이 그들의 주거공간이 돼주고 있는 것이다.

◇ 멈출지 모르는 부동산 가격 상승은 사람들의 주거 생활에 변화를 만들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07년 4천722개의 고시원 수는 10년이 지난 2017년 1만1천800개로 2.5배 증가했다. 저소득 청년층 증가와 1인 가구 증가세에 힘입어 지하실, 옥탑방 그리고 고시원을 이용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고단한 삶을 풍자해 ‘지.옥.고’라는 웃픈 표현을 만들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청년 임대주택 사업 등을 해결방안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이 원룸의 높은 월세나 적은 기숙사 수용률에 치여 불안한 마음을 안고 고시원으로 향한다.

◇ 집은 인간의 안식처이다. 하루를 끝내고 왔을 때 편안한 휴식이 있어야 우리는 또다시 내일을 살아갈 수 있다. 인간은 가난해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 당장 청년들이 고시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곳에서라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제도의 빈틈 속에서 내일에도 또 어떤 희생자가 발생할지 모른다.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주거안전을 위한 변화의 모습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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