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Price), 이상의 가치를 올려라
가격(Price), 이상의 가치를 올려라
  • 박재항 마케팅 컨설턴트
  • 승인 2018.11.13 14:52
  • 호수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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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항의 마케팅 튜토리얼 6
▲ 브랜드는 상품의 가치를 결정하고 가치는 가격을 좌우한다   출처 : Unsplash
▲ 브랜드는 상품의 가치를 결정하고 가치는 가격을 좌우한다 출처 : Unsplash

 

오늘날 사람들은 모든것의 가격은 알지만 그 가치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른다 (Nowadays people know the price of everything and the value of nothing)”

정말 와 닿은 말이다. 스마트폰으로 바로 가격 비교를 하고, 가장 싸거나 좋은 조건을 찾는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산 제품이 얼마나 구매자에게 가치가 있는지 알고 있을까. 자신에게 가치 있게 만드는 방식조차 모르거나, 이를 무시하고 좋은 가격에 샀다는 자체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위의 말은 아일랜드의 심미주의 극작가, 시인, 소설가로 다재다능하고 재치 있고, 멋쟁이로도 유명했던 오스카 와일드 Oscar Wilde(1854~1900)의 말이다.

 

의도한 것 같지는 않은데 마케팅 활동과 그를 통해 구현하는 브랜드의 근본 성격을 꿰뚫었다.오스카 와일드답게 촌철살인의 풍자형으로 표현이 되니 더욱 그럴듯하다. 오스카 와일드가 브랜드라는 개념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떠나 그의 이 말로부터 생각할 수 있는 마케팅 4P의 가격(Price)과 가치 관련한 속성들을 보자.

 

가격은 숫자로 표시된다. 가격표가 제품에 붙어 있다. 물론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고, 또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고 하더라도 흥정을 하는 경우가 있다. 흥정은 파는 자와 사는 자가 마음속의 가격표를 만들어 붙이는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다. 합의에 이르러 눈에 보이는 일정 금액이 오가며 거래는 이루어진다. 그렇게 거래가 수차례 성사가 되면서,마음의 가격은 정규분포곡선을 그리며 자연스럽게사회적 가격이 구성원들에게 형성된다.

 

가치는 보이지 않는다. 같은 제품이라도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물리적으로 같은 제품이라도 거기에 어떤 상표를 붙이는가에 따라 가치는 달라진다. 상표는 무형의 가치를 만든다. 무형의 가치가 가격에 어떻게 반영되는가에 따라 보통 브랜드의 힘이 결정된다. 브랜드의 힘에는 가격표가 매겨져 있지 않다. 그러니 사람들이 브랜드까지 포함한 가치를 알 수가 없다. 알아도 제각기 자신만의 가격표를 붙인다.

 

오스카 와일드가 가격이라고 한 것을 제품을 떠나 범위를 사람으로까지 넓혀서 보면 겉으로 드러나 있는 지위나 신분의 표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공후백자남식의 작위, 군대에서의 계급, 재산 정도, 학력 등이 포함되겠다. 가격은 눈에 바로 보인다. 그런데 가치는 한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간다. 인간으로서 갖고 있는 깊이나 식견과 따뜻함 등에 대해서 사람들은 모르기도 하거니와 신경 쓰지 않는 세태를 꼬집고 싶었던 것 같다.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하는 피터 드럭커(Peter Drucker)는 가격을 고객이 지불할 비용(Cost to customers)’이라는 고객 관점에서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했다. 고객의 비용에는 실제 돈으로 지불하는 것만 따지지는 않는다. 기다림, 발품, 열망 등이 들어간다. 그에 대한 보상은 가치로 주어진다. 가치가 늘어나면 높은 가격도 용납된다. 그래서 가격은 맘대로 매기는 게 아니라 가치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 시대를 넘어 울림이 있다.

 

이 말을 오스카 와일드가 언제 했는지 모르겠다. 19세기 말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문필가로 요즘의 슈퍼스타 연예인과 다름없던 오스카 와일드는 동성애자로 수감 생활을 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저 말이 혹시나 그가 동성애로 금고형에 처해진 이후였다면, ‘범죄인이나 동성애자라는 사회적 가격표가 아닌 극작가로서 자신의 재능이나 지성인으로서의 세상에 공헌할 가치를 봐달라는 절규 비슷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흔히 말하는 스펙은 가격과 비슷하다. 숫자로 나타나는 가격을 떠나 나의 진정한 가치를 높이고 표현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박재항 마케팅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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