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나라. 한반도의 3.5배에 달하는 넓은 국토가 흑해, 에게 해, 지중해로 둘러싸여 있는 지리적 특성을 가진 터키는 다양한 문명이 존재했던 역사적 배경 때문인지 동·서양의 문명이 만나 빚어낸 조화로움이 돋보인다. 또한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여러 문화의 특성은 음식에도 스며들어 저마다의 신비로운 맛과 향으로 우리를 매료시킨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케밥부터 세계 3대 음식 중 하나로 꼽히는 이스라엘 요리까지, 이번에는 아시아 서부의 맛을 느끼기 위해 공덕에 있는 한 터키 음식점을 찾아가 봤다.
서진 매번 같은 음식만 먹으니까 좀 새로움을 찾고 싶다. 이스탄불 음식이 세계 3대 음식으로 꼽힐 정도로 맛있대. 소스, 양념 그리고 빵까지 수제로 만들어서 유명한 이스탄불 음식점이 있다던데 가보고 싶다.
유진 그렇지 않아도 요즘 길거리에 터키 아이스크림이 유행하길래 터키 음식점에서는 어떤 음식을 팔까 궁금했는데. 잘됐다. 어서 가보자.
서진 터키 요리하면 케밥이 제일 먼저 떠올라. 또 뭐가 있을지 궁금하다.
유진 인테리어 깔끔하고 예쁘다. 게다가 오픈키친이라 믿고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어? 음악도 터키 음악 같은데? 분위기가 좋아서 음식도 맛있을 것 같아. 이제 음식도 골라보자.
서진 그래. 근데 메뉴가 너무 많아서 내가 이미 사장님한테 추천을 받아 뒀어. 우리 ‘쿄프테’랑 ‘아다나 쉬시’, 그리고 터키 주스랑 아이란을 시켜보자. 이곳에서 제일 잘 나가는 메뉴래.
유진 우와, 터키 주스랑 ‘아이란’좀 먹어봐. 주스는 시원하고 아이란은 마시는 요플레 같은데, 맑고 담백한 게 목축이기에 좋다.
서진 입맛 돋우기에 딱이다. ‘자즉’도 한번 먹어봐. 터키식 오이 샐러드인데 오이의 식감이랑 독특한 향이 어우러져 새로워. 우리는 흔히 샐러드라고 생각하면 소스를 뿌리는 음식으로 생각하는데 자즉은 소스에 오이가 담가져 있다고 표현할 정도로 촉촉해.
유진 그러게. 여기 터키식 김치도 먹어봐. 우리나라 백김치랑 비슷하게 생겨서 친숙해. 아 참, 반찬만 보다가 메인요리를 놓칠 뻔했네! 쿄프테는 다진 양갈비살에 터키 향신료를 더해 맛을 낸 전통 바비큐라는데, 우리나라 떡갈비와 비슷한 맛이 난다. 다진 고기인 덕분에 편하게 씹혀.
서진 아다나 디쉬도 고기가 있어. 여기 있는 고기는 매콤한 특제 양념으로 버무린 고기를 꼬챙이에 붙여 구운 바비큐 요리라는데, 난 매운맛을 선호해서 그런지 터키식 매운맛에 더 손길이 간다. 쿄프테나 아다나 디쉬 둘 다 고기 말고 사이드 메뉴는 같네.
유진 응. 감자튀김이랑 밥, 오이무침, 양파, 생강 절임이야. 아까부터 느낀 거지만 모든 음식에 오이가 많이 들어가는 거 같지 않아? 자즉부터 지금 이 메인요리까지.
서진 그러게 난 원래 터키 음식에 오이가 많이 쓰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막상 먹어보니까 오이 특유의 깔끔한 식감이랑 향이 향신료의 독특함이랑 어우러져서 부담스럽지 않은 음식을 만들어 주는 거 같아.
유진 맞아. 그리고 양파랑 생강 절임도 생활에서 찾아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재료인데 바비큐와 함께 주셔서 골고루 맛보니까 재료 각각 가진 특성들이 어우러져서 하나의 맛을 낸다. 터키 음식을 먹으면서 맛도 느끼고 여러 가지를 배워가네.
서진 다행이다. 나한테도 다른 나라 음식을 먹는 건 조금 특별한 도전이었는데, 성공적이야.
유진 여름에는 터키 아이스크림도 판다고 하시니까 터키 음식이 그리워질 때쯤 한 번 더 방문하는 거로 하고, 다음에는 또 다른 나라 음식을 먹으러 더 멀리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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