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대관식
가을의 대관식
  • 정만호(국어국문·4)
  • 승인 2018.11.14 15:28
  • 호수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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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 없는 가락마다
불 불 피어라
수백만 번의 리허설
실수는 금물.

늙은 악동들아, 소란스런 파발들아
닥치는대로 내달려라
이 산 저 산 불지르고 팡파레를 울려라
우울은 사르고 시름은 들부수고
너 달리는 허공에 걸리는
윤곽이란 것들은 다 문질러라

곱디고운 난동꾼들아
이 산 저 산 불지르고
부르짖어라-

가을이 온다!
지난 사십육억 년 미완으로 둔
오늘은 가을이 완성되는 날!

그루 그루여 정렬치 말라!
잎이란 잎은 정숙치 말라!
이 하루 대관식이 끝날 때까지
살아 누릴 기쁨을 아끼지 말라!

자, 여왕이 온다,
가을이 행차하신다.

사뿐 한 걸음마다
발치오는 것은
바싹―
바싹―
이 삶을 연료로 한
저 삶의 불꽃

예쁜 웃음 그 애가 소풍 가는 길
창셋적 하늘 아래
불바다로 멸망하는
세상 신명도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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