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을 위한 연애 지침서
대학생들을 위한 연애 지침서
  • 김명훈 연애팟캐스트 제작자
  • 승인 2018.11.21 09:57
  • 호수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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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의 기술, 잘 싸우고 잘 화해하기

 

예전 무한도전에서 박명수는 이런 말을 했다. “참을 인 세 번이면 호구다.” 하지만 생활을 하면서 마냥 내 마음에 안 든다고 지속해서 불만을 토로하는 이는 많지 않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연락 문제, 데이트 빈도 문제, 말투, 태도 등 상대방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화부터 낸다면 서로의 감정만 상하기 때문에 이해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상대방의 마음에 들지 않는 태도를 보고 참는 것이 연애를 진행하는데 과연 좋은 방법일까? 이 질문에 필자는 “아니요”라고 대답하겠다. 연인 사이의 갈등이 쌓이고 그것들이 모이면 관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결국 헤어지게 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그렇다고 내 애인의 마음에 안 드는 태도를 계속 지적하고 불만을 표출하라는 것도 아니다. 이번 주제처럼 싸움에도 기술이 있기에, 갈등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일단, 기본적으로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셜데이팅 코코아북이 만 19~39세 미혼남녀 1,045명을 대상으로 ‘애인과 다툼’에 관련하여 설문 조사를 했다. 3위는 내 애인의 이성 문제(9.6%), 2위는 연애와 사랑의 기대와 만족도(23%), 1위는 연인의 습관이나 태도(52.9%)가 조사됐다. 특히 1위는 설문 조사 인원 중 절반이 넘게 답변했는데, 자신이 생각했던 연락 빈도수나 말투, 처음 만났을 때와 다른 모습에 실망한다.

결국 이러한 갈등은 연인 간의 싸움으로 번지는데, 이때 상대방의 화를 부추기는 말이 있다. 안티싱글에서 미혼남녀 312명을 대상으로 ‘연인과 싸움에서 상대에게 듣기 싫은 최악의 말’이 설문조사 됐다.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에게 “네가 잘 못 했지? 했어 안 했어?”, “뭐가 미안한데?” 등 꼬투리를 잡으려고 하는 말을 듣기 싫어했다. 반대로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에게 “나중에 얘기해”, “그냥 내가 다~ 미안해” 등 회피성 발언을 듣기 싫어했다. 그리고 상대방을 비난하고, 명령하고, 지적하는 것 또한 갈등을 키우는 말로 조사됐다.

사실 위의 조사된 내용은 대부분 알고 있다. 그러나 싸울 때 내 애인보다 우위가 되길 원한다. 쉽게 말해 싸움에서 갑이 돼서 상대방이 이해해주길 바란다. 문제는 서로 갑이 되려고 내 애인에게 듣기 싫은 말과 안 좋은 태도를 부각한다. 이는 상대방을 깎아내림으로써 내가 존중받으려는 아주 잘못된 방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싸워야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까? 일단 연인이 싸우는 이유부터 알아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감정이 상해서다. 연인이 다투는 이유는 둘 중에 누가 원인 제공을 해서가 아니라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약속 시각에 늦거나, 서로가 규칙을 정한 상황에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파기한다면 그 사람은 원인 제공자가 될 수 있다. 그럴 땐 상대방에게 사과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 외 상황은 내가 존중받고 상대방이 이해해주면 끝날 일이라는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

그래서 연인과 싸울 땐 내가 존중받는 것이 아닌 상대방을 존중하고, 내 감정을 잠시나마 부드럽게 표현해야 한다. 또 상대방 말을 비꼬아 듣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 이런 대화 방식은 갈등을 통해 오히려 서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버클리 대학의 에이미 고든 교수는 커플이 싸우고 나면 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알아보기 위해 71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교수는 실험 커플들에게 현재 관계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묻고 평소 자주 싸우는 문제 3가지를 적어 그중 한 문제로 대화하게 했다. 어쩌면 싸움을 부추긴 셈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관계 만족도 설문을 시켰다. 결과는 어땠을까? 싸움했으니 당연히 관계 만족도가 떨어졌을까? 땡~ 아니다. 갈등을 겪기 전보다 관계 만족도가 더 상승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왜냐하면, 갈등 문제를 주제로 대화하면서 서로 문제점을 ‘이해’ 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 실험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화가 나더라도 침착하게 상대방의 말을 듣고 대답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영화 '연애의 온도'
영화 '연애의 온도'

 

흔히 부부들이 갈등을 겪고 있을 때 두 손을 잡고 대화를 하며, 마지막에 하는 말은 “그렇구나~ 네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겠어.”이다. 이 말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고든 교수는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고 느꼈을 때, 상대방이 자신을 존중해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후 상대방을 더 신뢰하며, 서로 간의 확신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우리도 연인 사이에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생각해보자. 상대방이 잘 못 해서 그런지 아니면 상대방이 내 기준에 못 맞춰서 그런지 말이다. 그리고 화가 난 연인에게 침착하게 이야기하자. “그렇구나~ 네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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