惜忖恏瘦
惜忖恏瘦
  • 백연주(국어국문·2)
  • 승인 2018.11.22 12:02
  • 호수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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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호수에 갇혀있다
빛은 퍼덕이는 날개짓으로
언제까지고 날아오를 궁리를 한다
호수에 갇힌 빛은 날아오를 수 없다

옥색 호수에 빛이 날아들면
그곳에 파란 형상이 깃든다
아아 그것은 금방 사그라들다가도
그 중심은 여전히 수면 위에 붙박힌 채로

그러나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그곳에는 희뿌연 숨결로 가득 찬 창공이 없다
그렇기에
푸른, 빛의 형상은 단지 그곳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다시금 찾아 온 날개짓

비가 오면
피어나는 새싹들의 머리 위로 탁한 빛을 가진 잉어가 지나간다
잉어는 단지 나를 지나쳐 간다
그에게는 어떠한 신념이 없다
나를 지나쳐 간 잉어를 나는 또한 지나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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