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은 맞닿아있다. 함께, 변함없이
시작과 끝은 맞닿아있다. 함께, 변함없이
  • 장승완 기자
  • 승인 2018.11.28 10:57
  • 호수 145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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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대신문 창간 70주년도 어느새 끝과 마주하고 있다. ‘70주년’이라는 특별한 이름답게 의미 있는 일이 많은 한 해였다. 추운 겨울, 언 손을 녹여가며 먼지 쌓인 축쇄본 속 역사를 다시 세상 밖으로 꺼내오는 일부터 10평 남짓한 신문사에서 머리를 맞대고 찰나의 역사적 순간을 16면으로 기록하는 일, 단대신문의 나이가 대학생일 무렵 그곳에서 대학 시절을 보낸 선배들과 같은 공간에서 단대신문의 다사다난한 역사를 기억하는 일까지. 이 밖에 기자들이 신문을 위해 쏟은 땀과 고민, 한숨들은 건조한 종이 위 잉크로 새겨져 역사가 됐고, 신문은 어느새 올해의 끝과 마주하고 있다.


기자가 수습기자 딱지를 막 떼고 무서울 것 없던 정기자 시절 한 선배 기자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 있다. “신문사 하며 배운 것 중 무엇이 가장 가치 있었나요?” 예상외의 답이 돌아왔다.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가지만 가장 크게 남는 것은 사람이더라.” “아 그래요?”하고 받아쳤지만 공감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속으로 ‘일을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면 더 큰 것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질풍노도의 정기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 ‘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솜씨’와 같은 소위 ‘간지’ 나는 능력을 갈망했다. 그렇게 신문사에서 전쟁 같은 한주 한주를 보내며 갈망했던 능력은 시나브로 갖춰지는 듯했고, 신문의 ‘취재’를 책임지며 1년이 더 흘렀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켜켜이 쌓여가는 신문은 문득 허무를 느끼게 하기도 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쓴 기사는 1주일이면 생명을 다했다. 그리곤 누군가 찾아와 ‘역사’라는 이름을 붙여주기 전까지 음지에서 잠들어버렸다. 그렇게 잠들어버린 신문 더미 옆에 있다 보면 견디기 어려운 고요가 찾아오기도 했다. 그렇게 고요 속에 있을 때, 언제나 그것을 깨주는 건 사람이었다. 열정을 쏟았던 신문은 빛나는 역할을 다한 뒤 침묵했고, 그토록 갈망했던 ‘간지’나는 능력은 어느새 기자의 일부가 되어 찾아내기 어려워졌다. 그리고 곁에 남은 것은 ‘사람’이었다. 돌이켜 보면, 신문사에서의 시간은 결국 사람과 사람 간의 희로애락이 빚어낸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기자의 신문사 활동은 성공적이었다. 원하는 일을 했고, 그 일은 충분히 가치 있었다. 생각했던 것 이상을 배웠고, 예상보다 많은 성장을 했다. 하지만 후배 기자가 신문사 하며 배운 것 중 무엇이 가장 가치 있었느냐고 물어본다면 결국,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가지만 가장 크게 남는 것은 사람이더라”는 답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 사람들과 고군분투하며 올해를 만들었다. 그리고 1452호 신문은 빛나는 역할을 다하고 올해의 마침표를 찍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 신문을 만든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시작과 마주하고 있다.

장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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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btist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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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단 불도끼 2019-09-05 20:02:55
어머낫 세상에....

윤산하 2019-09-05 15:53:29
정말 감동적인 글이네요